#인천국제공항은 내년 하반기부터 외국산만 쓴 항공기 지상전원공급장치 104대를 단계적으로 국산으로 대체한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이화전기공업과 공동 개발한 제품이다. 2025년까지 174대 전부를 국산으로 설치한다. 이경석 이화전기공업 이사는 “자체 개발했다면 정보 부족 등으로 상당한 시행착오를 겪을 상황이었다”며 “인천공항공사의 적극 지원으로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였다”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달부터 일본산 제품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노광장치를 공동 개발한 인피테크 제품으로 교체 중이다. 전체 라인 20%에 해당하는 것으로 새해 3월까지 작업을 마무리한다. 새로 설치하는 장치는 UV LED광원이다. 기존 수은 램프형과 비교해 사용기간이 13~20배 늘어난다. 이재경 인피테크 이사는 “성능이 외산과 비교해 뛰어나 단계적으로 우리 제품으로 교체할 것”으로 기대했다.
대·중소기업 상생이 수입제품 국산화로 이어진 사례다. 효과는 크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수입제품에 문제가 발생할 때 빠른 조치가 힘들었다. 수리비용도 상당히 컸다. 인피테크 역시 2개월에 한 번 교체했던 제품을 최장 3년까지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중금속 방출 등에 따른 환경부담금 비용 부담도 줄 것으로 본다. 공동개발이 윈윈(Win-Win)에 이어 시너지 효과도 발휘한 셈이다.
공동 개발에는 대중소기업협력재단 지원이 뒷받침이 됐다. 정부와 기업·공공기관이 공동으로 연구개발(R&D)자금을 조성해 중소기업과 공동으로 상용 기술개발에 나섰다. 자금은 정부가 37.5% 투자기업이 37.5% 일대일 매칭으로 투자하고 중소기업은 나머지 25%를 투입한다. 기업·기관은 이 사업을 외산 제품 대체에 적극 활용했다.
구매조건부는 아니지만 기업과 기관이 막대한 자금을 투여해 사실상 결과물을 채택한다. 중소기업 입장에선 기술개발에 나서고 동시에 수요처를 찾는 구조다. 김정환 이화전기공업 대표는 “인천공항공사와의 기술개발로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중견기업으로 나아갈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윤한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연구개발단장도 “중소기업 기술력 향상으로 외산제품에 의존하는 부분을 개선해 세계 최고 공항으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인천공항공사는 해외 공항 건설사업 수주에도 나서며 이 과정에서 우리 기업 제품을 적극 채택할 계획이다.
민관공동투자기술개발사업에는 삼성디스플레이·인켈·LS엠트론 등 대기업 8곳과 한국전력공사·인천국제공항공사·한국철도시설공단 등 10곳 공공기관이 참여했다. 정영태 대·중소기업협력재단 사무총장은 “외산 제품을 국산화하고자 하는 대기업과 기술개발에 나서는 중소기업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사업”이라며 “동반성장의 좋은 사례일 뿐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부품소재 전문 중소기업을 육성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민관공동투자기술개발사업 개요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