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당선인은 공약으로 내놓은 `중산층 70% 복원`의 주역이 중소기업·소상공인임을 분명히 했다. 대기업 불공정 행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규모를 피해의 `최대 10배까지 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박 당선인의 중소기업중앙회 회장단 면담에 참석했던 한 중소기업인은 “덕담하는 자리로 생각했는데 당선인의 높은 중소기업 현안 이해에 깜짝 놀랐다”며 “현 정부와 다를 것 같다는 느낌을 가졌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일례로 “공약으로 내세운 `중산층 70% 복원`도 주인공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라고 했다”며 “차기 정부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책을 대거 펼칠 것”이란 기대감을 보였다.
조윤선 당선인 대변인은 “당선인 행보가 중소기업을 먼저 만나고 또한 소상공인 간담회를 따로 가졌다는 것은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중소기업을 챙기겠다는 의지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발언 내용을 정리하면 차기 정부에서 경제민주화를 포함 중소기업 공약 실천에 힘을 쏟을 전망이다. 인수위원회에 중소기업인이 참여하도록 요청한 건도 전례가 없다. 박 당선인은 “중소기업 현장에 있는 사람이 참여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박 당선인은 국가 연구개발(R&D) 자금이 중소·중견기업으로 흘러들어가도록 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박 당선인은 이날 중기중앙회를 방문하고, 소상공인단체연합회 임원단과 티타임을 가진 뒤 맨 마지막에 대기업이 회원사인 전경련을 방문했다. 일부 재벌개혁안을 수용하지 않아 경제민주화 의지가 약화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불식하려는 당선인의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전경련 회장단과 자리에서 나온 박 당선인 발언은 일면 부드러우면서도 서릿발이 느껴졌다. 회장단에서 요구한 `일시적 어려움에 처한 대기업 지원` `대기업 신성장동력 발굴과 해외시장 개척 지원` 등에 공감했지만 대기업 변화 필요성을 언급해 시각차가 상당했다는 평가다.
한편 박 당선인은 이르면 27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일부 인선을 발표한다. 박 당선인은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소상공인단체연합회 임원단과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조만간에, 빠르면 내일이라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27일 인수위원장과 부위원장, 총괄간사 등 핵심 직책이 발표될 것으로 점쳐졌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