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LCD TV 시장에서 화면 크기의 세대 교체가 일어날 전망이다. 주요 LCD 패널 업체들이 크게는 10인치 이상 늘린 패널로 주력 제품을 교체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대만 LCD 패널 업체들은 그동안 수요가 가장 많았던 32인치 제품 출하량을 대폭 축소하고, 39~42인치 사이 대형 제품을 전면에 내세울 계획이다.
지금까지 LCD 시장에서는 통상 유리원판 크기가 진화할 때 LCD 패널 주력 제품 크기가 늘어났다. 생산 공정이 크게 변하지 않는 상황에서 주력 제품의 크기가 이처럼 급변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는 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LCD 패널 업체들의 `크기 늘리기` 전략과 중국 정부의 대형 LCD TV 보조금 지급 등 시장 수요 변화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올 들어 LCD 패널 업체들은 39·43인치 등 종전에 없었던 틈새 크기 제품을 잇따라 선보인 바 있다. 37인치가 시장에서 인기를 끌면 39인치로 맞불을 놓는 식이었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지난 6월부터 에너지효율이 1.7이상인 LCD TV에 크기 따라 최대 400위안까지 보조금을 지급했다. 두 가지 요인이 패널 대형화를 급격히 이끌었다.
이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이노룩스(CMI)·AUO 등 주요 패널 업체들의 출하량 기준 1위 품목은 32인치에서 40인치를 전후한 패널로 바뀌어 가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NPD디스플레이서치는 삼성디스플레이의 32인치 LCD 패널 출하량이 지난 1분기 540만대에서 4분기에는 420만대로 급감할 것으로 관측했다. 40인치 출하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새해에는 40인치 패널 비중이 더 늘어나 하반기면 분기 출하량이 500만대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LCD 1위인 LG디스플레이도 지난 1분기 590만대였던 32인치 LCD 패널 출하량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4분기 계절적 수요가 있지만, 내년 연말께에는 32인치 대신 42인치 제품이 출하량 1등 품목으로 올라설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필름패턴편광(FPR) 3D, 240㎐ 제품, 초고선명(UD) 등 프리미엄 시장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 업체들의 변화는 더 두드러진다. 이노룩스의 올 해 1분기 32인치 출하량은 320만대로 추정된다. 4분기에는 220만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새해부터는 32인치 제품 출하량을 전년 대비 절반 이하로 줄이는 대신, 39인치 제품 출하량이 분기 220만대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AUO도 32인치 LCD 패널 출하량을 올 1분기 340만대에서 내년 1분기 200만대 수준으로 낮추고, 150만대 수준이었던 42인치 제품을 200만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TV 제조사들의 대면적 패널 수요가 늘어나는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며 “내년에는 대면적 고부가가치 제품 시장에서 경쟁이 가열될 것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