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녹색성장대항해]<1>현재와 미래 (14)한국환경공단(하)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순환자원거래소 시범운영 성과

국가의 모든 폐기물이 배출에서 처리까지 실시간 온라인으로 관리된다. 연소가 가능하거나 가스를 뽑아낼 수 있는 폐기물들은 따로 분류돼 다시 에너지로 사용돼 전기와 열을 생산한다. 재활용이 가능한 폐기물들은 온라인에 등록돼 서로 서로 마음 놓고 거래할 수 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폐기물 처리 과정이다. 어느 선진국보다 월등함을 뽐내고 있는 우리나라의 폐기물 관리는 폐기물을 자원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그리고 이젠 그 노하우를 해외에 전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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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공단직원들이 올바로 관제시스템을 통해 폐기물 처리 현황을 보고있다.

◇바른 폐기물 처리 `올바로 시스템`

친환경 정책 및 제도를 언급하면 흔히 해외 선진국 사례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도 주요 선진국의 친환경 국가 경영 사례를 능가하는 첨단 폐기물관리제도 `올바로 시스템`이 있다.

폐기물적법처리시스템 올바로는 인터넷과 전자테그(RFID) 등 첨단 IT기술을 활용해 산업·건설·의료 등 환경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주요 폐기물의 전주기를 관리한다. 주요 폐기물들의 실시간 관리로 사업자들의 폐기물 무단 투기를 원척적으로 예방하고 처리와 재활용 과정을 투명화 하는 장점이 있다.

올바로 시스템은 1999년 실시된 `폐기물처리증명제도`에 따른 산업계의 불편을 해소하자는 취지에서 계획됐다. 폐기물 배출자와 운반자, 처리자들은 폐기물을 인계·인수할 때마다 종이로 된 인계서를 교환하고 보관해야 했다. 종이인계서는 폐기물 이동의 실시간 분석이 힘들고 관리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비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온라인으로 인계서를 작성 확인하는 올바로 시스템이 2001년부터 운영되고 있다.

첫 시작은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업계와 행정기관의 업무 편의성과 투명 관리를 위해 도입됐지만 이후 인·허가, 통계분석, 연간 실적보고 등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며 폐기물 관련 업무의 전반을 아우르고 있다. 건설폐기물과 사업장폐기물 감량화 정보까지 그 범위를 넓혀 폐기물 종합정보 교류의 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올바로 시스템은 폐기물 인계·인수 과정을 관리하는 인계관리 시스템, 인·허가 업무의 편의성을 제고하는 인·허가 시스템, 건설폐기물 관리 및 감량화 시스템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 사용자를 위한 SMS·ARS와 같은 다양한 부가 서비스도 제공한다. 사용승인과 오류인계정보가 발생하면 주요 사항을 바로 사용자 휴대폰을 통해 알려주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는 곳에서는 전화를 이용해 ARS로 폐기물 인계서를 입력할 수 있다. 전화상담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는 사용자 PC 원격접속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준다. 대형사업장 폐기물관리시스템·해양폐기물관리시스템·수출입 폐기물 관리시스템 등 주요 시스템과는 데이터 연계 및 자동 전송으로 행정처리의 중복을 줄였다.

올바로 시스템은 지금껏 수작업으로 진행하던 업무를 전산화 해 국내 폐기물관리에 혁신을 가져왔다. 시스템 적용 후 사업장은 연간 1250억원의 비용과 980만 시간의 업무단축 효과를 거뒀다. 행정기관도 140억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이끌어냈다. 이는 계량화 할 수 있는 수치의 성과일 뿐 폐기물 불법처리 예방에 따른 환경복원과 인명피해 보상, 경제·사회적 손실까지 감안하면 그 이익은 천문학적인 수준이다.

환경공단은 분리배출표시제도,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 폐기물감량화제도 등 다양한 제도를 추진해 폐기물 배출량 절감과 자원재활용을 유도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폐기물에서 자원을 캐다

과거 폐기물은 처리의 대상이었지만 지금은 소중한 자원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폐자원 에너지화는 단순히 소각·매립·해양배출 등의 방법으로 버려지던 폐자원에서 에너지를 창출하는 사업이다. 폐기물 처리비용을 줄일 수 있고 온실가스 감축효과로 기후변화와 신재생에너지 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에너지화 사업은 크게 가연성과 유기성 두 분류로 나뉘다. 가연성은 종이·플라스틱·목재 등을 기계적으로 선별해 불연성 성분을 제거하고 여러 가공공정을 거쳐 고형연료를 만들어 전력 및 열에너지를 생산한다. 유기성은 음식물·가축분뇨 등에서 바이오가스를 생산해 이를 청정연료로 회수한다.

이를 위해 환경공단은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지원 △폐자원에너지화시설 설치지원 △하수처리 에너지자립화 △환경기초시설 탄소중립 프로그램 등의 사업을 추진 중이다. 새해에는 국내 배출되는 폐기물의 3분의 1을 에너지로 바꿔 국가 신재생에너지 보급목표율 3.78%의 80%를 넘는 3.17%를 실현한다는 목표다. 2020년에는 폐기물 전량 에너지화를 목표로 가연성 폐기물 고형연료화, 유기성폐기물 바이오가스화와 함께 소각열 및 매립가스 회수 이용 등으로 환경 에너지타운을 조성할 예정이다.

특히 국내의 경우 폐자원, 농수산·산림·해양계 바이오매스의 가용량이 풍부하고 기존 폐기물 처리비용으로 에너지 생산 및 해양투기 규제에 대처할 수 있어 달성 전망도 긍정적이다. 발전업계에서도 폐기물 에너지화를 신산업 분야로 일자리 창출과 신성장 동력화가 가능하고 타 신재생 대비 화석연료 대체 효과가 큰 분야로 평가하고 있어 성장이 예상된다.

폐기물 에너지화 노하우를 해외사업에 적용하기 위한 노력도 한창이다. 환경공단은 국내기업과 공동으로 멕시코 할리스코주 폐기물 파워플랜트 구축사업 참여를 추진 중이다. 할리스코 주정부의 생활폐기물 처리 5차 사업계획 중 1차에 해당하는 이번 사업은 사업비만 1200억원에 달한다. 스리랑카 에코에너지센터 설치사업, 인도네시아 발리주 생활폐기물소각장 건설 및 매립시설 개선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밖에 다수의 해외 폐자원 바이오매스 에너지화 및 청정개발체제(CDM) 사업개발 연구용역을 수행하고 있다.

환경공단은 국내 실적과 우수한 역량을 바탕으로 폐기물 종합처리시설 및 에너지화 설비 설치 지원으로 국제적 위상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중고품 처리 고민하지 마세요

26일 순환자원거래소가 문을 열었다.

환경부가 구축하고 환경공단이 운영·관리하는 순환자원거래소(www.re.or.kr)는 중고물품을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있는 맞춤식 거래장터다. 온라인상에 카페·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 다수의 중고품 거래 사이트가 있지만 순환자원거래소는 공신력 있는 기관이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해 누구나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다.

9월부터 약 4개월간 시범운영을 진행한 순환자원거래소는 회원가입·물품등록·거래건수가 모두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9월 2060명의 회원과 716건의 물품등록, 24건의 거래실적은 현재 15000명, 3500개 물품, 2000건의 거래로 늘었다.

환경공단은 새해 순환자원거래소의 정규 조직화 기반을 마련하고 사용자 편의를 위한 기능강화 및 안정적 서비스를 위한 시스템 증설을 계획 중이다. 또 재활용 제품 판매업자를 영입하고 올바로 시스템 사용자 2만명, 감량화 사업장 모두를 회원에 가입토록 유도해 거래량을 늘릴 예정이다. 거래소 조기안착을 위한 회원가입 및 거래 활성화 방안을 마련한다는 취지다.

올바로 시스템과 회원정보 연계 등 시스템 연동을 통해 폐기물 종합거래지원체계도 마련된다. 지금의 올바로 시스템은 폐기물 적법처리에 초점을 두고 있어 가치 있는 폐기물의 재활용 지원에는 미흡한 면모가 있지만, 순환자원거래소와 연동으로 이 같은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

환경공단은 순환자원거래소를 2015년까지 사업장 폐기물을 배출하는 모든 사업장과 일반 시민이 사용할 수 있는 폐자원 종합거래장토를 확대할 계획이다. 여기에 GPS 시스템 연계를 통한 최단거리 업체 검색, 품질보증 체계 구축 등이 부가서비스로 추진하고 스마트폰 앱 개발과 카메라 연동을 통한 모바일 거래 관리 및 재활용센터 맞춤형 홈페이지 제작해 서비스를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소박스]환경, 또 하나의 복지

환경공단은 대기·수질·폐기물 관리는 물론 일상 생활환경 개선에도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환경도우미 활동으로 취약계층의 건강을 지키고 환경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의료를 지원하는 등 공기업으로서 환경사업을 대국민 복지 서비스 수준으로 개선하고 있다.

올해 2월 시작한 친환경 건강도우미는 대표적인 환경복지 사업이다. 약 10개월간 2000가구의 취약계층을 발굴해 생활환경 진단과 컨설팅을 진행했다. 진단항목은 이산화탄소·미세먼지·곰팡이·집먼지 진드기 등으로 건강도우미가 각 가정에 직접 방문해 실내 환경을 진단하고 필요할 경우 곰팡이 제거, 친환경 벽지·장판 교체 등의 작업을 벌였다. 또 사회 공헌기업에서 제공한 청소기와 공기청정기 등을 보급했다. 컨설팅 가구 중 환경성 질환을 앓고 있는 구성원이 있을 경우는 환경보건센터와 연계해 무료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놀이터, 유치원 등 어린이 활동 지역의 환경을 개선하는 `어린이 활동공간 진단관리 대책사업`도 있다. 환경공단은 실내외놀이터 1000개소에 대해 환경안전진단을 실시해 이중 19개소는 환경개선 서비스를 제공하고 우수 놀이터 18개소를 포상했다. 환경개선 놀이터에는 친환경 도료로 색을 다시 칠하고 환기시설, 이산화탄소 센서, 식물정원 등이 조성됐다. 이 과정에서 어린이 활동공간에 대한 유형별 운영관리지침을 개발하고 담당공무원과 관리소유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기도 했다.

환경공단은 이밖에도 석면 사용현장에서 악성중피종, 원발성 폐암, 석면폐증 등 석면질병에 걸린 사람과 유족에게 구제급여를 지급하는 등 다양한 환경복지를 실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