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당선인이 과학기술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고(故) 박정희 대통령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 전 대통령은 1963년 제5대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국부 창출을 위해 전자공업의 육성이 필수라고 판단하고 당시 컬럼비아대 전자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던 김완희 박사(전자신문 초대 발행인)를 한국으로 초청해 전자산업육성안을 만들도록 했다.
김 박사는 박 전 대통령의 초청으로 1968년에 귀국해 1979년까지 대통령 특별 자문역을 수행하면서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과 전자산업의 기틀을 다졌다.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박 당선인은 김 박사의 영향을 받아 전자공학을 전공하기로 결심하게 됐다. 박 당선자는 1975년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이유에 대해 “여고시절 전자공학이 전망이 밝으며 한국에 유익한 산업이 될 것이라는 말을 듣고 결심했다”며 “적게나마 나라에 생산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 느꼈다”고 밝혔다. 2011년 5월 김완희 박사가 미국에서 영면했을 때 박 당선인은 직접 조전을 보내 우리나라 전자산업의 길을 열었던 고인의 업적을 기렸다.
박 당선인은 1998년 정치에 뛰어든 이후에도 국회 내에 이공계 출신 의원 모임에 참석하고 국회 과기정위 위원 등으로 활동하면서 인연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이공계 국회의원 모임엔 최근에도 빠지지 않는다. 이공계 출신 국회의원이 새누리당에 집중된 것도 박 당선인의 과학기술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무관하지 않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