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에 엇갈린 반응을 보였던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지도부는 초조한 마음으로 개표 상황을 지켜봤다. 박근혜 후보가 1.2%P 앞선 결과가 나왔지만 어느 한 쪽도 확실한 우세를 점치기에는 이르다는 판단에서다.
새누리당은 개표를 시작하면서 박 후보가 근소한 차로 앞서 나가자 기대감을 내비쳤다. 개표 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는 쪽이지만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이 커지는 상황이다. 안형환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차이가 작기 때문에 좀 더 지켜보겠다”면서도 “박 후보가 이 시대가 요구하는 대통령감이라고 생각하는 만큼 최종 결과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몽준·황우여·김성주 공동선대위원장,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 등 주요 인사들은 당사 2층에 마련된 대선 상황실에서 자리를 지키며 개표상황에 눈을 떼지 않았다. 하지만 부산 등 예상치 못한 지역에서 높은 득표율을 보이자 연이어 함성을 터트렸다.
박근혜 대선 후보는 자택에서 머물며 개표 상황을 지켜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들과 측근으로부터 투표 상황을 지속적으로 보고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는 승리가 확정되면 수 개월간 대선을 위해 함께 뛴 당직자와 선대위 관계자를 격려하게 위해 여의도 당사를 방문할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후보 측은 개표가 진행되면서 안정감을 찾고 있다. 75.8%로 투표율이 예상보다 높고, 박빙의 승부인 만큼 개표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실망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분위기다. 오차 범위 접전에 YTN, 종편 케이블 등에서 결과가 엇갈리자 개표 결과를 지켜보자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방송 3사 공동 출구 조사가 오후 5시에서 마감시간까지 투표를 반영하지 않았으며, 부재자 투표와 재외국민 투표가 반영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민주통합당 종합상황실에 자리한 지도부 및 중앙선관위 담당자들의 표정도 한결 밝아졌다. 정세균 상임 고문, 박지원 원내 대표, 김두관 고문은 방송사 개표 방송을 함께 지켜보며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을 확인했다.
박광온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투표 마감인 오후 6시가 지나도 행렬이 이어져서 오후 7시까지 투표가 이어진 곳도 많다”며 “문재인 캠프는 개표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전국의 시도당에 참관은 물론이고 개표 감시활동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앞서 저녁 6시에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1.2%P 차로 앞섰다는 방송사 출구조사가 나오자 새누리당 당직자들은 일제히 박수하며 환호했다. 반면에 대역전을 기대했던 민주통합당은 침묵에 휩싸였다. `박근혜`를 연호하는 가운데 새누리당의 상징으로 떠오른 빨간 목도리를 흔드는 당직자 모습도 눈에 띄었다. 김성주 위원장은 두 눈을 감고 기도하는 보습을 보였다. 김을동 의원은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민주통합당 영등포 당사에 모인 지도부와 당직자들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승리를 낙관했던 예상과 달리 초박빙 열세라는 결과를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지지율 역전에 실패했다는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당직자들의 얼굴은 상기됐다. 출구조사에서 문 후보는 박 후보에게 1.2%P 뒤진 48.9%를 기록했다.
김원석·이호준·김명희·권동준기자 stone2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