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환매에 발목잡힌 증시 연말 상승장 압박

연말을 맞은 주식시장이 펀드 환매에 발목이 잡혔다. 코스피지수는 2000선을 목전에 두고 외국인과 기관의 공방으로 답답하고 지지부진한 흐름을 탔다. 전문가들은 향후 증시가 미국 재정절벽 우려와 함께 펀드 환매 흐름에 따라 전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18일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이달 들어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만 7370억원이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8일 이후 13거래일 연속 순유출이다. 올해 전체 유출액 7조원 가운데 10.5%가량이 14일간 유출된 것이다.

반면에 외국인은 뚜렷한 순매수를 보였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글로벌 경기 회복과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겹쳐지면서 2조4000억원 가량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주식을 사고 기관과 개인은 주식을 팔면서 상승을 억제하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과거에도 주요 지수대를 넘어설 때마다 펀드 환매 규모가 컸다는 점에서 최근 환매로 2000선 관련 공방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변준호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 2009년 이후 2000선 이상에서 하루평균 442억원 가량이 유출됐다”며 “이번에도 2000선을 앞두고 차익을 실현하려는 욕구가 강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수 2000 안착시도 과정에서 추가로 차익실현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달 중순 이후 펀드 환매물량을 포함, 40% 가량 매물 부담을 소화한 코스피는 이제 2000 상단에 누적된 23%의 매물과 격돌을 앞두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합권 장세가 전개되면서 일시적 조정장이 전개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수는 선진국들이 유동성을 확대하면서 풀린 돈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에 투자된 것”이라며 “미국의 재정절벽 협상 등과 펀드 환매 등이 맞물리면 조정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조정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글로벌 유동성 확대와 경기 회복 기대감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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