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도시바 합작 TSST, 진대제 펀드 손에…스마트 부품 사업으로 탈바꿈할 듯

기술기업 전문 사모펀드인 스카이레이크인큐베스트가 도시바삼성스토리지테크놀로지(TSST)를 인수한다. TSST는 도시바와 삼성전자가 광저장장치(ODD)사업을 위해 지난 2001년 합작으로 만든 회사다. 설립 10여년 만에 양사 합작 관계와 ODD사업에서 손을 떼게 된다. 스카이레이크인큐베스트는 TSST를 인수한 후 카메라모듈·터치스크린패널(TSP) 등 스마트폰 부품사업에 뛰어들 계획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스카이레이크인큐베스트는 TSST의 삼성전자 지분 49%를 700억원에 인수하는 것을 논의 중이다. 도시바가 보유한 TSST 나머지 지분 51%도 800억원가량에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에 이어 ODD사업까지 정리하고 차세대 저장장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에 집중한다.

TSST의 지난해 매출은 1조7025억원 선이다. 매각 가격이 낮다는 관측도 있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은 132억원에 불과할 정도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주력인 IT용 ODD 시장 침체 속도도 빨라 사업의 영속 가능성이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TSST는 생산설비 및 자산 정리 수순에 착수했다. ODD 생산을 거의 삼성전자가 맡았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필리핀 라구나 ODD 공장 설비 및 생산인력을 광픽업 모듈 제조업체인 옵티스에 매각했다. TSST가 사용한 필리핀 라구나 공장을 삼성전기가 쓴다. 삼성전기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생산라인으로 전환 중이다.

TSST는 연구개발(R&D)·마케팅 등 일부 기능만 보유했다. TSST 연구소는 최근 삼성전자 사업장을 나와 수원에 사무실을 얻었다. 이곳에서 카메라모듈·TSP 등을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스카이레이크는 TSST를 인수한 뒤 스마트기기 부품사업을 집중 육성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스카이레이크는 TSST 생산 부문을 인수한 옵티스에 올 초 100억원을 투자했다. 이 회사는 당시 일본 산쿄로부터 카메라모듈 핵심 부품인 자동초점(AF) 액추에이터사업부를 사들였다. 이주영 옵티스 사장은 삼성전기 출신으로 스카이레이크 대표인 진대제 사장과 오랜 친분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앞서 스카이레이크는 지난해 스피커 전문기업 다이나믹모션(옛 대림음향)에도 투자했다. 이후 이 회사는 햅틱 등 사용자 인터페이스사업을 추진한다. 지난 10월엔 리니어진동모터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 햅틱 기술은 TSP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업계 전문가는 “ODD사업에 여러 분야의 광학기술과 모듈 제조기술 경쟁력이 필요하다”며 “ODD에서 축적한 기술력으로 카메라모듈·TSP 등 광학부품을 얼마든지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오은지기자 goldlion2@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