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공급망(Supply Chain) 허점이 스마트패드와 PC 판매에 잇따라 타격을 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하드웨어 사업에 진출한 MS도 공급망 준비가 덜 돼 초기 판매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품 공급에서부터 생산, 판매, 유통에 이르는 공급망관리(SCM)가 체계적으로 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성공하기가 어렵다는 분석이다.
17일 씨넷·컴퓨터월드 등은 애플이 최근 `아이폰5` 재고 물량 확보로 한숨 돌린 듯하지만, 곧 `아이패드 미니`와 `아이맥` 공급 부족 문제로 골머리를 앓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쇼 우 스턴애기 애널리스트는 “아이폰5 공급이 풀리고 있는 데 반해 아이패드 판매가 또 애플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며 “강세를 보이고 있는 아이패드 미니 수요에 반해 공급량이 뒷받침되지 못하면서 아이패드 전체 판매에 타격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아이패드 미니 공급 부족이 애플의 스마트패드 잠재고객을 떠나게 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현재 아이패드 미니 배송 주기는 지난 주 미국의 경우 1주로 줄었지만, 호주·독일·프랑스·일본 등 국가에서는 2주 이상 걸린다.
공급 부족 문제는 데스크톱PC로 확대됐다. 애플의 최신 27인치 아이맥 PC 공급기간이 출시 당시 2주에서 3~4주가 늘어나 현재 신청해도 1월 중순이 돼야 공급이 가능한 상황이다. TG데일리는 “아이맥 공급 지연은 이례적인 일이며 이는 애플 전체 PC 판매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데스크톱PC 판매가 이번 분기 작년 동기에 비해 30% 이상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애플 27인치 구형 아이맥PC는 이미 온라인에서 판매 중단된 상태다.
이처럼 아이폰뿐 아니라 아이패드, 아이맥에 이르기까지 주요 제품에 광범위하게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은 애플의 SCM 전반에 걸쳐 고질적인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MS 역시 유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출시한 야심작 `서피스` 판매가 부진한 것도 유통망이 뒷받침 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MS는 자체 유통망을 강화하기 위해 MS스토어를 통해 서피스 판매를 시도했지만 65개 지점에 불과해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결국 MS는 지난주에야 베스트바이 등 협력 유통업체를 선정해 물량 공급을 확대했다. 애플이 월마트를 통해 아이패드 미니를 판매하기 시작한 것과 같은 이유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초창기부터 수요를 제대로 예측해 부품 공급과 유통망까지 주도면밀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이같은 난제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표] 애플·MS 최근 출시 제품과 공급망 문제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