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미니가 인듐주석산화물(ITO) 필름 수급난을 야기하면서 ITO를 대체할 투명 전도성필름 개발에 불이 붙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도성고분자·메탈메시·은나노·그래핀·탄소나노튜브 등 다양한 소재를 이용한 투명 전도성필름이 개발되고 있다.
투명 전도성필름이란 전기가 통하는 투명한 필름이다. 아이패드미니처럼 터치스크린패널(TSP)에서 양면 ITO필름을 사용하면 일반 TSP보다 PET 필름 한 장을 줄일 수 있다. 애플이 아이패드미니에 ITO를 적용하면서 ITO 필름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ITO의 주 원료인 인듐은 희귀 자원이어서 이를 대체할 소재발굴이 더욱 시급해졌다.
소재 업계에서는 ITO필름 국산화보다 ITO를 대체할 소재를 발굴하는 것이 급선무다. 대체 소재가 개발되면 ITO필름이 갖고 있는 문제점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ITO필름은 인듐 분자를 스프레이처럼 뿌리는 형식으로 생산해, 균일도나 수율에 문제가 있었다.
SKC는 지난 2010년 세계 최초로 전도성 고분자를 이용해 ITO필름을 대체할 수 있는 필름을 상용화했다. PET 필름 기술력을 축적한 SKC는 5년 동안 연구 개발해 고분자투명전도성필름(TCF) 개발에 성공했다. 최근 윈도8 출시 이후 터치형 노트북에 공급하면서, 이 분야 사업이 빛을 보기 시작했다.
메탈메시나 은나노 소재 투명 전도성필름은 20인치 이상 대형 디스플레이에 적용됐다. 20인치대를 넘어가면 균일도 문제가 발생해 ITO 필름을 사용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ITO 필름 대신 ITO 글래스가 주로 사용됐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 중소형 영역보다 먼저 대체용 수요가 발생했다. 메탈메시는 구리나 은 같은 금속을 미세하게 패널에 입혀 전극을 구성하는 공법을 말한다.
국내에서는 미래나노텍과 이엘케이가 메탈메시 방식의 TSP를 개발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한성엘컴텍은 은나노를 이용한 TSP 개발에 성공했다.
학계와 연구기관,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그래핀과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한 투명전도성 필름 개발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탑나노시스 등이 개발 중이다.
TSP에 주로 적용되던 투명 전도성필름은 휘도를 높이는 용도로도 사용되고 있다. 일본 코니카미놀타는 투명 전도성필름을 이용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조명을 개발해 공개했다.
디스플레이뱅크 관계자는 “인듐 문제로 인해 ITO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은 다방면에서 개발되고 있다”며 “수요가 발생하고 있어 연구개발 단계에서 상용화 수준으로 급진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