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기획] 전자책 시대가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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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을 둘러싼 글로벌 전쟁이 시작됐다.

아마존, 구글, 애플의 글로벌 진출은 북미권과 유럽권에 이어 올해부터 아시아까지 확대됐다. 구글은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 전자책 플랫폼을 열었다. 아마존도 한국 법인을 설립했다. 199달러(약 21만원)짜리 저가 스마트패드 `킨들파이어`, 넥서스7과 같은 매력적인 단말기와 대형화된 플랫폼을 무기로 아시아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수순을 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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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일로를 걷는 세계 전자책 시장

세계 전자출판 시장 규모는 급성장 중이다. 지난해 세계 출판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3% 감소한 1120억 달러(약 121조원)다. 이 가운데 전자책 시장은 4.9%인 55억 달러(약 5조9000억원)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세계 출판시장이 2016년까지 종이책 시장은 연 평균 2.3%씩 줄어드는 반면 전자책 시장은 30%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마존, 애플, 구글이 위치한 원조 시장인 미국 전자책 시장은 지난해 크게 성장했다. 픽션과 논픽션 분야의 전자책 시장이 2010년 8억6900만달러(약 9410억원)에서 2011년 20억7000만 달러(약 2조2400억원)로 늘었다. 판매 부수도 2010년 1억8500만권에서 지난해에는 3억8800만권으로 약 2배 이상 늘었다. 이 중 성인 픽션 도서가 전체 전자책의 30%를 차지한다.

미국은 전자책 단말기와 태블릿 판매량이 2000만대를 넘었다. 전자책 단말기는 아마존의 킨들이 64%, 반스앤노블의 누크는 22%를 차지한다. 미국은 태블릿 및 전자책 단말기 판매가 크게 늘고 있어 2016년에는 전자책 비중이 50%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류한석기술문화연구소의 류한석 소장은 “전자책이 국가별 문화적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인들은 45%가 PC로 전자책을 읽고 있으며, 전자책 단말기나 태블릿을 이용하는 비중이 낮다. 독일인들의 78%는 스크린으로 책을 읽는 것을 원치 않으며, 85%는 종이책을 읽는 것을 더 좋아한다. 일본인들은 이미 2000년대 중반부터 휴대폰으로 전자책을 읽었다. 2006~2007년 베스트셀러 도서 톱10에 휴대폰 소설이 4개나 포함됐다. 최근에는 디지털 만화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 전자책 시장도 1000억원 돌파한다

우리나라 전자책 시장은 2010년 스마트폰 보급으로 본격 성장했다. 지난해 국내 전자책 시장 규모는 단행본 기준 약 500억원이다. 3조8000억원 전체 출판 시장의 1%를 조금 웃돈다. 올해는 800억원까지 성장하고, 내년에는 1000억원을 넘을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전자책은 10만여종이며, 판타지나 연애, 역사 등을 소재로 한 장르 소설이 50% 이상을 차지한다. SK플래닛의 T스토어는 전자책 매출의 70% 이상, 교보문고는 40% 이상이 장르소설이다.

이는 전자책 독자가 `가벼운 픽션`을 선호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동하는 시간 등 틈새 시간 동안 스마트폰으로 독서하는 경향이 높은 전자책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콘텐츠 다양화와 가격 경쟁력이 지속 성장의 관건

성장세에도 국내 전자책 시장에는 수면 아래 있는 문제들이 존재한다. 전체 출판사를 기준으로 직접 제작을 하는 비율이 2.2%에 불과해 출판사들의 소극적 태도로 콘텐츠가 부족하다.

또 도서 정가제로 종이책보다 비싼 가격도 문제다. 아마존과 애플 등 리더십을 가진 플랫폼 사가 없고, 불법복제와 같은 저작권 문제, 전자책 단말기 보급 부족, 호환성 부족 등 많은 장애요인을 안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문제 해결을 위해 `출판문화산업 진흥 5개년`을 내놓고 전자책 산업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문화부는 5년간 전자출판 및 신성장동력 육성에 216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문화부는 양질의 전자책 콘텐츠 확보와 유통질서 확립, 독자 중심의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우수전자책 1만종 제작 지원 △공유저작물 가상은행 구축 △전자책 콘텐츠 공모전 등을 추진한다.

전자책은 책, 신문, 잡지, 만화 같은 올드 미디어를 블랙홀처럼 흡수하며 미디어 생태계 변화를 촉진하고 있다. 단행본에 이어 디지털교과서가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015년까지 모든 교과의 서책형 교과서를 디지털교과서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디지털교과서가 전면화 될 경우 교과서는 물론 참고서와 사전, 각종 교양도서, 이러닝 콘텐츠가 전자책이라는 플랫폼으로 대거 집중될 것이다. 디지털교과서가 초중고 학교 전체로 확산될 시점에는 종이책과 전자책 구분이 사라지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