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르네상스]우수공학인력 배출, 공학교육인증제가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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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인구 1000명당 이공계 대학 졸업생은 2.2명이다. 일본 1.2명, 미국 0.9명, 독일 0.8명에 비해 과학기술 인력 배출 규모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이공계 교육의 질적 저하로 대학 졸업 인력 수준이 산업계 요구 수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공계 르네상스]우수공학인력 배출, 공학교육인증제가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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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 공학교육이 국가교육의 미래다. 이를 위해서는 국제적인 평가기준에 따른 공학인재 육성 프로그램 마련이 더 확산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공계 르네상스]우수공학인력 배출, 공학교육인증제가 해법

국내 기업 대부분은 신입사원 업무 능력이 기대치보다 떨어짐에 따라 재교육에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한다. 신입 공채보다는 경력직을 선호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306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기업의 경력직 채용 및 활용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의 30.4%가 새로 뽑는 직원의 절반 이상을 경력직으로 채용했다. 10~30%와 30~50%를 뽑는다는 기업도 각각 20.3%, 10.8%에 달했다.

특히 대기업의 R&D 경력직 선호도가 35%로 높게 나타났다. 그렇다고 매우 많은 연구 경험을 갖춘 인력을 찾는 것도 아니다. 기업이 선호하는 인력은 30대(71.2%) 사원·대리급(66.3%)이 많았다. 또 채용 경력인력 3명 중 2명 이상은 기대에 부합하는 역량을 발휘한다(61.1%)고 답해 경력직을 채용한 기업 만족도도 높았다.

반면에 신입사원 업무 능력에 대한 기대치는 크게 떨어진다. 대한상의가 조사한 자료에서 조사 기업의 91%가 신입사원 교육을 실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기간은 평균 39.9일이 걸렸다. 신입사원이 일상 업무를 수행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6개월~1년 이하`라는 기업이 32.0%를 차지했고 `1~2년 이하` 24.8%, 2년 초과 5.8%로 나타났다. 최소 6개월은 넘어야 담당할 수 있다는 기업이 62.2%에 달하는 셈이다.

시간뿐 아니라 신입사원 교육에 필요한 비용도 1인당 217만4000원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은 406만6000원, 중소기업은 118만원을 썼다. 이런 상황에 대해 대학은 현장실습과 인턴 등 현장실무교육을 좀 더 강화해 줄 것을 요구받고 있다. 기업 관계자는 “경력사원은 실무에 바로 투입하지만 대학 졸업 후 취업한 학생은 바로 산업현장에 투입하기에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산학연 관계자는 입을 모아 공학교육 투자를 확대하고 전공 이수 단위 확대 등을 통한 경쟁력 제고와 이를 통한 우수 공학인력이 배출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국가적 전략을 통한 국가 차원의 지원과 전략 실행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다. 공학교육 투자를 확대하고 좀 더 내실 있는 공학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공학교육 평가와 졸업생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하다.

이는 공학어교육인증제가 추구하는 수요 지향 공학교육 모델과 상통한다. 인증제를 운영하는 프로그램이 만족시켜야 하는 인증 기준 중 교육목표와 학습 성과에서 학생, 산업체, 사회의 요구나 의견 반영이 가능해 실제 산업 발전의 원동력인 우수 공학인력 양성으로 직결된다.

한국공학교육인증원이 조사한 성과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공대 졸업생 460명 중 인증 프로그램 졸업생의 대기업 취업률이 54.3%로 비인증 프로그램 졸업생의 46%보다 7.3%포인트 높았다. 취업 과정에서 공학교육인증에 대한 가산점이나 우대를 받은 인증 프로그램 졸업생도 25.7%에 달했다. 이런 수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인증 프로그램에 대한 현장 만족도도 높다. 공학교육인증 프로그램을 이수한 직원의 조직 내 활동 역량이 일반 공대 졸업생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내린다. 특히 일에 대한 책임감, 직업의식·윤리의식, 조직문화 적응,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에 대한 평가가 좋았다. 정보처리능력, 자발적 업무수행능력, 전공분야 전문지식, 수학, 기초과학에 대한 이해도, 현장 실무능력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현장 실무자 60.0%가 공학교육인증 프로그램 이수 직원이 일반 공대 졸업생보다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향후 공학교육인증 프로그램 졸업생을 직원으로 받을 의향도 66.3% 달했다. 이런 결과로 볼 때 공학교육인증 제도를 좀 더 활성화하면 우수한 공학인력 배출과 기업의 인력수급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공학기술교육인증제 `확산`

공학교육인증제에 대한 필요성 인식이 확산되면서 인증기준에 맞춰 교과과정을 개편하고 인증제를 운영하는 대학과 프로그램이 중가하고 있다. 10여년의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인증제도의 확산은 매우 빠른 추세다.

2001년 2개 대학 11개 프로그램으로 시작한 한국공학교육인증원이 워싱턴어코드에 준회원으로 가입한 2005년 이후 가파른 증가 추세를 보이다가 2008년 정점에 이르렀고 2009년 다소 감소했다. 하지만 2010년 57개 대학 395개 프로그램이 인증평가를 받았으며 2011년에는 37개 대학 260개 프로그램이 인증을 받았다.

인증 프로그램 졸업생도 2004년 129명, 2005년 307명, 2006년 616명, 2007년 1515명, 2008년 2451명, 2009년 5201명, 2010년 8554명, 2011년 1만275명으로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작년 말까지 배출한 인증 프로그램 졸업생은 총 2만9048명이다.

4년제 대학의 공학교육인증제가 자리를 잡으면서 전문대학에 대한 공학기술교육인증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런 움직임은 `전문대 인증 도입 방안(이승, 2006)`과 `전문대학 공학계열 인증평가를 위한 기준개발 및 적용방안 연구(한국전문대육협의회 2007-5 곽병선외, 2008)`을 통해 도입의 물꼬를 텄다.

2008년 교육과학기술부, 한국전문대육협의회, 전문대학 등과의 공학기술교육 인증 추진 관련기관 회의를 거쳐 추진위원회와 실무위원회가 발족돼 국내 공학인증평가 참관과 남아프리카공화국, 아일랜드, 미국 등의 전문대학공학기술교육인증제 방문평가를 참관하는 등의 벤치마킹 활동을 전개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2009년 8개 대학 15개 학위과정에 대한 시범인증을 실시하고 2010년 11개 대학 36개 학위과정에 대한 인증평가를 실시했다.

2011년에는 4개 대학 10개 대학에 대한 추가 인증평가도 진행했으며 올해도 12개 대학 39개 학위과정에 대한 인증평가를 진행했다. 한국공학교육인증원 관계자는 “국가 간 인재 이동이 점점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공대생들이 글로벌 인재로 인정받기 위해선 이에 대한 객관적인 교육에 대한 품질보증이 필요하다”며 “공학 교육 품질 보증을 위한 증거 공개와 외부평가를 통한 객관적 품질보증시스템 구축은 이미 세계적인 트렌드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공학교육인증원, 새해 공학인증제 제2의 도약 선언

공학교육인증제도는 공학 분야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고 공과대학 졸업생에 대한 역량 강화를 위한 품질보증제도다. 대학의 공학 및 관련 교육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기준과 지침을 제시하고 인증 및 자문을 함으로써 공학 교육의 발전 및 실력을 갖춘 우수 공학 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한다.

내년 공학교육인증평가 시행 13년째를 맞는 한국공학교육인증원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내년에는 공학인력에 대한 관심이 사회적으로 크게 증가한 만큼 공학교육인증제를 좀 더 널리 알리고 산업계의 더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공학교육인증제도의 확산과 안정화 추진으로 오는 2020년 전국 공과대학 프로그램 50% 이상 인증 실시의 토대를 닦을 계획이다. 작년까지 공학계열 학과 2400개 중 인증 받은 프로그램 수는 610개로 아직 전체의 25.4%에 불과하다.

올해도 신규 11개 대학 19개 프로그램, 중간 48개 대학 336개 프로그램의 총 51개 대학 354개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를 진행했지만 내년에는 더 많은 대학이 참여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공학기술교육인증제 도입 확산을 통해 전문대 공학교육의 질적 향상도 도모한다. 2010년 6월 시드니어코드와 더블린어코드 준회원 가입으로 전문대 졸업생 국제 동등성을 확보한 공인원은 2010년 11개 대학 36개 학위과정에 대한 인증평가를 실시한 데 이어 올해도 신규 4개 대학 14개 학위과정, 중간 9개 대학 25개 학위과정 등 총 12개 대학 39개 학위과정에 대한 평가를 진행했다.

그동안 논란이 돼온 인증 평가자에 대한 교육도 강화한다. 특히 산업체 수요에 부응하는 양질의 공학인력에 대한 역량 보증을 위해 산업체 평가인력에 대한 지속적인 확보 및 교육을 진행해 다양한 산업체 소속 평가자 풀을 확대할 방침이다.

산업체 평가위원 확대를 위해 기업체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최고정보책임자(CIO)를 대상으로 한 평가자 교육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산업체와 긴밀한 협력관계 구축도 새해 주요 목표다. 공학교육인증제 확대를 위해선 인증제 졸업생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국내 100대 기업들과 협력관계 구축으로 공학인증 졸업생에 대한 현장을 관심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특히 주요 경제단체 등과의 업무 협력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공학교육인증 제도를 보완하기 위해 지속적인 개선안 마련은 물론이고 전문대학 현실을 고려한 인증기준 및 인증기준 설명서 등 전문대학 교육의 질적 향상과 공학기술교육인증(TAC)의 품질 관리에 나설 계획이다. 또 인증관련 자료 제출과 서면평가, 회의 등을 온라인으로 진행할 수 있는 온라인 인증평가시스템도 고도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공학인증제 수기공모 및 우수공학인증제 운영 사례 발굴을 통해 공학인증제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확산하는 한편 정기 간행물의 콘텐츠를 보완해 산업체와 유관 단체에 배포함으로써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홍보를 강화하기로 했다.

[연도별 평가자 pool 현황] (2011.12.31)

연도별 공학인증 현황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