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주거 형태는 지식 기반 복합도시가 대세입니다. 복합도시는 산업 클러스터와 다릅니다. 클러스터는 말 그대로 유사한 업종 기업을 한데 모아 시너지를 높이자는 목적입니다. 무엇보다 기업 생산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반대로 복합도시는 주거지와 기업 연구개발, 생산기지를 묶어 쾌적한 주거 환경을 제공하면서 도시에 활력을 주자는 취지입니다.”
유재원 원주기업도시 대표(57)가 u시티에 기반을 둔 새로운 미래 도시 만들기에 두 팔을 걷어 붙였다. 2014년을 목표로 기업도시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강원도 원주시 가곡리 일대에 160만평 규모로 주거와 기업 연구개발 단지가 어우러진 자족형 복합도시를 건설 중이다. 2008년 착공해 공정률이 25%를 넘어섰다. 이 추세라면 올해 안에 40%까지는 무난할 전망이다. 유 대표는 특히 첨단 IT기업에 거는 기대가 크다.
“강원도 원주는 `메디폴리스(Medipolis)` 브랜드로 u메디컬 바이오 도시를 목표했습니다. 의료와 바이오 중심의 의료기기 단지를 구축해 글로벌 의료 분야의 전진 기지로 육성하는 게 국토해양부와 원주시의 건립 취지였습니다. 그러나 오송·대구 등이 한 발 앞서 의료클러스트 구축에 나서면서 도시의 컨셉트를 `180도`로 바꾸었습니다. 산업단지의 기본 뼈대는 의료기기업체지만 IT·소프트웨어 등 첨단 기업을 적극 유치해 첨단 산업단지로 조성할 방침입니다.”
IT기업 유치에 적극적인 배경은 유 대표 과거 경력과 무관치 않다. 유 대표는 롯데건설 출신이다. 사실 IT와는 큰 연관이 없다. 그러나 원주기업도시 대표로 부임하기 전 판교의 복합몰인 `알파돔시티`를 기획했는데 당시 IT의 위력을 실감했다. “판교에 있을 당시 테크노밸리 구축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습니다. 판교 테크노밸리는 90% 이상이 첨단 기업입니다. 처음에는 확신이 없었지만 IT기업이 대거 입주하면서 분위기가 확 달라졌습니다. 판교 이미지도 크게 개선되고 건물 자체를 첨단화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원주기업도시에 입주 의향을 밝힌 대부분의 업체는 아직은 제약·의료 등에 집중돼 있다. 동양전자의료기가 이미 투자를 결정했고 제일약품·라파제약·바텍·알피니언 메디컬시스템 등 11개 업체가 세부 조건을 협의하고 있다. 누가의료기는 지난 6월 본사를 이전하고 제2공장 준공식을 여는 등 입주 1호 기업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다른 업종으로는 한국중부발전·은광ENG·KT 등과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내년까지 산업 기반시설을 완공하고 내후년에 주거·상업용지의 기반 시설을 끝낼 예정이다.
“완벽한 기업 비즈니스 환경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멀티콤플렉스센터가 대표적입니다. 센터는 올해 말 준공 예정인데 기업 운영에 필요한 제반 시설이 대부분 들어섭니다. 상설 전시장을 비롯해 비즈니스센터와 임대공장, 기업 편의시설뿐만 아니라 다기능 생산 공장과 마케팅 지원센터도 들어섭니다. 국내외 바이어에게 원스톱 마케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거점이 될 것입니다.”
유 대표는 원주기업도시가 해외시장을 겨냥하는 글로벌 기술기업에 최적의 사업 환경 조건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등을 계기로 서원주 환승역사가 건립되는 등 교통이 몰라보게 좋아진다. 여기에 도시전체가 유비쿼터스 기술과 IT 인프라를 집약한 첨단 u시티로 최고의 업무 환경이 마련된다. 유 대표는 “경기가 침체돼 있지만 건설이 결국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국토 균형 발전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이라며 “u시티처럼 건설과 IT가 만나 새로운 시장을 열어 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