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을 화두로 시작된 모바일 메신저 경쟁의 불꽃이 포털 3사로 옮겨 붙었다. NHN `라인(LINE)`, 다음커뮤니케이션 `마이피플`에 이어 SK플래닛의 `틱톡 플러스`가 약진하며 삼자대결 구도가 팽팽하게 맞춰졌다.
◇포털 3사 메신저 현황
12월 1주 현재 틱톡 플러스는 구글 플레이 무료 앱 13위에 올라있다. 카카오 톡?게임을 제외하면 5위권이다. 앱스토어 무료 부문에선 3위권 언저리를 맴돌았다. 기존 틱톡 유저를 비롯 상당수의 신규 다운로드가 최근 이뤄졌다.
틱톡 플러스의 선전은 `던킨도너츠 쿠폰 이벤트` 때문만은 아니다. 그 뒤엔 노홍철을 전속모델로 기용하며 네이트 등 자사 플랫폼을 통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쳐온 회사의 노력이 있었다. 앱 통계 조사 서비스 앱랭커(AppRanker)의 자료에 따르면, 네이트온UC와 틱톡 플러스는 실제로 사용자 성비나 연령층이 상당히 유사하게 나타났다. 포털 네이트 이용자가 다수 유입됐다는 추측이 유효한 대목이다.
틱톡 플러스는 SK플래닛이 지난 10월 말 선보인 모바일 메신저다. 이미 틱톡과 네이트온UC, 네이트온톡을 보유 했음에도 출시했다. 기존 메신저와 달리 철저하게 글로벌 진출을 염두한 프로젝트로 기획됐다. 세계 각 지역의 원활한 서비스를 위해 미국 현지법인 `틱톡플래닛`을 설립했다. 해외 통신 업체들과의 제휴로 다양한 부가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NHN 라인은 지난 달 말 전체 가입자 수 8000만 명을 돌파했다. 연내 1억명도 무난하단 분석이다. 일본과 동남아시아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일본 가입자는 3600만 명으로 전체 라인 가입자의 46%에 달한다. 유럽의 스페인과 남미의 멕시코ㆍ콜롬비아 등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본격적인 마케팅이 시작되면 가입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2500만 가입자를 확보한 다음(Daum) 마이피플은 메신저와 연동되는 게임으로 승부수를 띄웠다.다음은 일본 기업 DeNA와의 협약으로 플랫폼 `다음-모바게` 플랫폼을 론칭, 모바게의 모바일 게임을 일정 부분 보유했다. 이를 바탕으로 `다음`만의 색다른 게임 전략을 준비 중이다.
◇글로벌 무대로, 왜?
모바일 메신저 업체는 글로벌로 무대를 옮겨 새로운 경쟁을 시작했다. 일본을 무대로 성장한 라인과 글로벌 론칭을 위해 개발된 틱톡 플러스는 적극적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국내 이용자 기반으로 성장한 카카오톡 역시 글로벌 플랫폼을 목표로 잡았다. 다양한 콘텐츠 영역 확대를 통해 세계 이용자를 아우르겠단 계획이다.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 통신사나 포탈, 디바이스 제조사까지도 계속해서 뛰어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정 수준 이상 궤도에 오른 메신저는 써드파티를 통해 즐길거리와 부가 콘텐츠를 마련한다. 나를 중심으로 한 모바일 네트워크를 게임 등에 연동해 또 하나의 SNS를 구축한다. 그리고 이는 대부분 개발사의 매출로 이어진다.
◇핵심은 서드파티
실제로 `애니팡`, `드래곤 플라이트 for Kakao`로 이어진 모바일 메신저 연동 게임 열풍은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매출도 높다. 적자에 시달리던 카카오는 게임 서비스의 인기를 업고 지난 8월 처음으로 월 매출 흑자를 기록했다. 최근엔 앱 이름 뒤에 `for Kakao`만 달면 수 십만 다운로드가 보장된다. 어느 카톡 게임의 하루 매출이 몇억이고, 카카오에 얼마얼마가 돌아간다더라, 하는 말이 영 과장만은 아니다.
일본법인 NHN재팬이 지난달 19일에 선보인 라인 연동 게임 `라인팝`은 출시 12일만에 1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으며, 일본을 포함한 전세계 11개 지역 앱스토어 무료 종합랭킹 1위를 동시에 석권했다. 라인팝은 애플과 구글 앱마켓 모두에서 매출 2위 앱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확실한 매출과 부가 콘텐츠 활성화로 이어지는 서드파티 앱은 모바일 메신저의 또 다른 힘이다. 메신저 점유율이 매출 기여도가 높은 새로운 시장의 열쇠로 인식 되는 이유다.
◇한국은 좁다, 가자 세계로
카카오톡의 성공을 따라 수 많은 모바일 메신저가 생겨났지만 성적은 신통치않다. KT, 삼성 등 대기업이 내 건 올레톡, 챗온 등도 성공과는 거리가 먼 성과를 냈다. 국내 시장에서의 카카오톡 지배력이 예상보다 훨씬 강했던 것이다.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 카카오톡을 누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비슷비슷한 기능과 이모티콘, 거기에 음성채팅(무료통화) 기능도 모두 같다. 연동 게임은 카톡이 가장 많다.
한국 대신 세계로 눈을 돌린 NHN과 SK플래닛의 선택은 매우 적절했다. 총 가입자 수에서 이미 카톡을 앞지른 라인, 미국 법인을 설립하며 글로벌 도전에 박차를 가하는 틱톡 플러스, 그리고 게임을 통해 새로운 도전에 나선 마이피플은 카톡에 맞설 무기를 세계 시장에서 찾았다. 세계 1위 글로벌 플랫폼을 가리는 2013 모바일 메신저 세계대전이 막 시작됐다.
이종민 기자 lj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