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의 최대 수요처인 자동차 시장에서 고사양 32비트(bit) 제품이 주력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자동차용 MCU 시장 경쟁이 심화되면서 32비트 MCU 가격이 떨어진 데 따른 것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014년 출시 예정 차량을 겨냥해 최근 선보인 MCU들은 대부분 32비트 제품이다. 차량 한대당 100여개에 달하는 MCU 대부분이 기존 8비트·16비트를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장에서 거래되는 MCU 가격은 16비트가 사양에 따라 3.7~4달러대, 32비트는 4.6~5달러대를 형성하고 있다. 지금까지 16비트 MCU 두 개로 동작했던 기능을 32비트 한 개로 대체하면 성능을 높이는 동시에 가격에서도 이득이다. 업계 관계자는 “16비트와 32비트 제품 가격차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32비트를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업계가 고성능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도 한 몫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가전·휴대폰 등 전자 제품에 비해 차량용 반도체는 고성능·고부가가치 제품이 탑재된다. 32비트 MCU가 쓰이면 16비트에서는 구현하지 못했던 다양한 기능을 적용할 수 있다. 버튼을 터치 센서로 바꾸거나 난방·냉방시 온도감지 센서 등을 적용해 자동차 내부를 더 쾌적하게 만들 수 있다.
이에 따라 차량용 MCU 전문업체들도 최근 32비트 MCU 신제품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이 시장에는 일본 르네사스, 미국 프리스케일·TI, 독일 인피니언 등 글로벌 MCU 업체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인피니언은 `트라이코어(TriCore)`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칩을 공급하고 있다. 프리스케일 역시 지난달 말 휘발유 직접 분사 시스템, 전기자동차 지원 시스템을 지원할 수 있는 MCU `MPC5777M` 판매를 시작했다. TI도 초저전력 MCU `울버린`을 출시하고 자동차용 MCU 기술 지원 인력을 확충하는 등 공세에 나섰다. 한국에서만 MCU 랩을 2배 이상 늘리기로 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