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로 지상파DMB 서비스가 출범한지 만 7년이 됐다. 7년간 단말기 보급대수는 엄청나게 늘었지만, DMB 방송사들은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투자 여력이 줄면서 지상파DMB를 수신할 수 있는 커버리지도 점차 좁아지는 악순환이 벌어진다. 초기 지상파DMB 출범을 뒷받침했던 장비업체들도 대부분 사라졌다. 지상파DMB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일 지상파DMB특별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7년간 판매된 지상파DMB 누적 단말기 대수가 7000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스마트폰 보급이 급격히 늘면서 지상파DMB 단말기 보급도 더욱 확대됐다. 지상파DMB 기능은 아이폰을 제외한 대부분의 단말기에 탑재됐다.
단말기 보급은 늘었지만 사업자들의 실적은 개선되지 않았다. 특히 올해 N스크린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완만한 성장곡선을 그리던 매출실적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지상파DMB 6개 사업자의 매출합계가 237억원이었는데, 올해 상반기에는 73억6000만원에 그쳤다.
지상파DMB 장비업체들도 대부분 도산했다. 사업자가 수익을 거두지 못하면서 투자가 줄었고, 이는 콘텐츠 질 저하와 커버리지 축소로 연결됐다. 결국 지상파DMB에 대한 인기하락으로 이어져 휴대폰에 탑재된 단말기만 남고 대부분 사라졌다.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던 해외진출도 체계적인 지원 부족으로 결국 실패했다.
지상파DMB 장비업체 관계자는 “지상파DMB 초기에 각 부처가 경쟁적으로 해외 로드쇼 등을 개최하며 성과를 자랑하기 바빴다”면서 “해외진출 추진체계가 중구난방이었고, 방통위도 종합적인 지원을 못하면서 국내 서비스에 그쳤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상파DMB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방송망을 사용해 네트워크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데다 단말기 보급대수가 많아 무료 보편 서비스로서의 활용성이 높기 때문이다. 사업자들은 지금처럼 최소한의 투자만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하고, 정부도 개선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상파DMB 특위 관계자는 “통신망과 결합하는 융합형 DMB 서비스와 이를 활용한 B2B 비즈니스 모델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2013년부터 새로운 지상파DMB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변상규 호서대 교수는 “지상파DMB가 점점 잊혀져가는 서비스가 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매체로서의 장점은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다. 변 교수는 “지상파DMB와 비슷한 서비스인 일본 원세그는 엄청난 성과를 거둔다”면서 “이를 참고해 지상파DMB를 뉴미디어보다는 기존 지상파의 확장으로 간주해 광고에도 시장논리를 적용하고, 정부도 새로운 활성화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