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빠른 기업이 더 크게 성공한다. 카카오톡 게임 열풍이 이어진 가운데 대박을 낸 기업은 하나같이 직원 수가 적은 기업이다. 내로라하는 공룡들을 뛰어넘은 이들의 공통된 성공 비결은 `스피드`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 상위권을 휩쓴 `드래곤플라이트` `아이러브커피` `애니팡`은 하루 매출이 수억원인 대박 게임이다. 최근 3개월간 벌어들인 수익은 모바일 게임 업계 쌍두마차 컴투스와 게임빌을 뛰어넘는다. 넥슨이나 네오위즈처럼 온라인 게임 강자들도 멀찌감치 따돌린다.
이들의 성공 요인은 작은 조직과 빠른 실행력, 수평적 의사소통 문화다. 변화가 많은 모바일 환경에서 작은 조직은 민첩함으로 이어진다. 애니팡 개발사 선데이토즈 이정웅 대표는 “작은 조직이기 때문에 PC에서 모바일로 넘어가는 변화의 시기에 과감하게 PC 게임 개발을 중단하고 모바일에 도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모바일에서 스피드를 내기 위해 수평적 조직문화도 중요한 성공요소다. 선데이토즈에는 직급이 없다. 호칭도 자유롭다. 대기업과 달리 다양한 시도가 필요한 벤처에서는 유연한 조직문화는 필수라고 판단한 결과다.
작은 조직과 수평적 소통 덕분에 의사결정은 빨라졌다. 전문성이 없는 영역은 과감하게 외부에 맡겼다. 드래곤플라이트 대박의 주역 김민규 넥스트플로어 대표는 “회사 규모가 작아 사용자 기반이나 마케팅 노출을 처음부터 카카오에 맡기면서 오히려 게임의 재미에만 집중해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 직원 수는 열 명 남짓이다.
양보다 질에 집중했다. 실패하면 빠르게 재도전했다. 네 번째 대박을 예약한 `모두의 게임` 개발사 핫독스튜디오는 올해 초 10개까지 늘어났던 게임 라인업을 4개로 정리하고 조직을 슬림화했다. 김윤상 와일드카드컨?팅 대표는 “작은 기업은 생존이 가장 중요한 화두인 만큼 시장과 플랫폼, 이용자의 변화를 대기업보다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장점을 가진다”며 “변화를 예측하기 힘든 모바일 시장에서 작은 기업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빠르게 시장변화에 대응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