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사람에게 `아부(阿附)`하는 것도 처세의 한 방법이지만, 가장 아름다운 처세는 세상을 위한 `기부(寄附)`다. 아부에는 남에게 한순간 잘 보이려는 `아첨(阿諂)`이 관여하지만, 기부에는 진정성과 드높은 `기상(氣像)`이 담겨 있다. 아부는 결국 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작에 불과하지만, 기부는 나와 너, 우리 모두가 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따뜻한 마음의 표현이자 봉사 정신의 발로다.
아부는 자신에게 어떤 이익이 돌아올지 머리로 계산하는 것이지만, 기부는 나눔의 미덕으로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마음에서 우러나와 가슴으로 하는 행동이다. 아부에는 언제나 자신의 안위와 이익을 위한 흑심(黑心)이 숨어 있으나, 기부에는 우리 사회를 보다 따뜻하고 밝게 만들어 보고 싶은 선심(善心)이 숨어 있다.
불교에는 `무재칠시(無財七施)` 즉 재물이 없어도 베풀 수 있는 일곱 가지가 있다. 인자한 눈으로 베푸는 `안시(眼施)`, 화사한 얼굴과 다정다감한 얼굴로 모든 존재를 대하는 `화안시(和顔施)`, 나쁜 말을 하지 않고 좋고 유익한 말로 베푸는 `언시(言施)`, 직접 몸을 움직여 베푸는 `신시(身施)`, 마음으로 잘 베푸는 `심시(心施)`, 자리를 양보하는 `좌시(座施)`, 상대방의 마음을 잘 살펴서 그가 원하는 것을 도와주는 `찰시(察施)`다.
기부는 물질적인 상품이나 돈으로 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재능 기부 등 내가 가지고 있는 물질적, 정신적인 모든 것이 기부에 포함된다. 작은 것도 나누는 기부가 세상을 `기분(氣分)` 좋게 만든다. 나눔으로 즐겁고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남을 도움으로써 느끼는 행복감을 `헬퍼스 하이(Helper`s High)`라고 한다. 달리는 사람이 극한 정점에서 희열을 느끼는 `러너스 하이(Runner`s High)`처럼 남을 도와주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헬퍼스 하이를 우리 모두가 느낀다면 저절로 행복한 사회가 될 것이다.
영어의 `give`나 `gift` 모두 `기부(寄附)`라는 우리말과 발음이 비슷하다. 남에게 베푸는 마음과 행위에는 동서양이 따로 없는 것 같다. 매일 누군가를 기쁘게 하는 일에 몰두한다면 나도 더불어 즐겁고 행복해질 것이다.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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