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용 로봇이 디자인 날개 달고 세계시장 도전장

국내 디자인 업체가 국내 교구로봇 업체와 공동으로 교육용 로봇을 내놓고 덴마크 레고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 14일 대구경북디자인센터 10층 산업용 디자인 전문기업 케이.피.디(대표 채영삼) 본사를 찾았을 땐 30여평 규모의 사무실에 10여명의 디자인 전문가들이 PC앞에 앉아 디자인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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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삼 케이.피.디 대표(왼쪽)와 디자인 연구원들이 알코 로봇 키트 제품 디자인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채영삼 대표, 정민경 연구원, 신종헌 수석연구원, 백우열 책임연구원.

채영삼 대표와 디자인 전문가들이 로봇 교육기업 알코(대표 최계희)와 손잡고 교육용 로봇 디자인 `알코 로봇 키트`를 내놓았다. 그동안 알코가 활용해온 교육용 로봇(마인드스톰)은 덴마크 레고 제품이었다. 비싼 로열티를 지불해야 했다.

알코는 지난해 말 레고와 계약을 해지하면서 우리나라 학생들이 쉽게 이해하고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교육용 로봇을 만들자고 작정하고 덤빈 사업이다.

케이.피.디와 알코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됐다. 두 업체는 대구경북디자인센터(원장 정용빈)가 진행하는 디자인개발지원사업에 지원해 선정됐고, 지난 3개월 동안 두 업체 연구원들이 밤낮없이 머리를 맞대며 브레인스토밍한 결과 순수 국내 디자인 기술로 교육용 로봇 키트가 탄생했다.

새롭게 디자인된 알코 로봇 키트는 기능면에서 기존 제품들과 완벽하게 호환될 뿐만 아니라 모든 연령대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둥근 면처리와 녹색을 활용한 심플한 색상 등 고민한 흔적이 곳곳에 배어있다.

개발책임자인 백우열 팀장은 “교육용 로봇 디자인은 교육자와 교육을 받는 학생 입장을 모두 고려했다”며 “색상부터 모양까지 철저한 현장 인터뷰와 설문조사를 통해 이뤄졌다”고 말했다.

알코 로봇 키트는 단순히 외형적인 디자인만을 강조하진 않는다. 기존 제품과의 통합과 조화, 즉 디자인이 갖는 본질적 요소를 충실히 적용해 개발됐다.

특히 로봇 키트는 특성상 교육생들이 수천 번 조립하고 해체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모양만 번듯한 디자인이어서는 안 된다. 양산한 뒤 몇년이 지나더라도 처음 조립감을 그대로 유지해야한다.

선행디자인 전문가 신종헌 실장은 “알코 로봇 키트는 단일 제품 디자인과는 다른 점이 있다”며 “기존 제품을 함께 사용할 수 있고 키트 각 부품들을 조립했을 때 조화가 되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알코 로봇 키트는 최근 지식경제부와 한국디자인진흥원으로부터 `굿디자인` 인증을 받았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올해 첫 선정한 `우수디자인어린이상`에도 선정됐다.

케이·피·디는 알코 로봇 키트뿐만 아니라 교구업체의 학생용 책걸상, 임플란트업체의 치과용 LED조명등 디자인을 개발해 굿디자인과 핀업디자인상을 받았다.

채영삼 사장은 “디자인은 제품 외형은 물론 제조공정에도 적용돼 생산단가를 줄이는 포괄적인 개념”이라며 “최고의 디자인 전문가들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환경과 제품디자인에 특화해 지역 중소기업의 제품경쟁력을 높이는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알코는 새롭게 디자인한 알코 로봇 키트를 양산 중이며, 내년 3월부터 교육 현장에 활용할 예정이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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