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맛집은?” 애플의 아이폰 음성 비서 `시리`에게 묻자 기자가 위치해 있던 경기도 분당시 정자동과 가까운 음식점 리스트가 떴다. 네이버가 한국판 시리로 내놓은 `링크`가 깔린 안드로이드폰은 홍대 맛집 리스트를 보여줬다.
시리는 `음식점`이라는 단어는 인식했지만 `홍대`는 이해하지 못했다. 링크도 음성인식 인식률이 100% 완벽하진 않지만 `속도`나 `한국어 질문에 답하는 능력`은 시리보다 확실히 앞섰다.
음성으로 스마트폰 앱 실행을 명령하면 링크는 보통 1~3초 만에 반응하지만 시리는 4~7초가량 걸렸다. 물론 링크는 아직 서비스 출시 전이고 시리는 세계 iOS 단말기 3억대가량 중 실제 사용자가 1억명 정도 되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현재 링크의 빠른 인식 속도도 이용자가 늘수록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링크는 14일 오후 안드로이드 마켓에 출시됐다.
네이버의 방대한 데이터베이스(DB)를 앞세워 만든 링크는 한국어 말귀가 꽤 밝은 편이다. 한국어 콘텐츠 면에서는 링크가 압도적이다. 링크는 네이버DB를 바탕으로 `검색력`을 갖췄다. `은교` `아이유 나이는?` `삼성전자 주가` 등을 말하면 원하는 정보를 쉽게 검색할 수 있다. 시리는 인식하지 못하거나 `나이는`을 `날이길`, `주가`를 `집가`나 `축가`로 이해했다.
시리는 한국어 인식률이 낮지만 가장 강력한 강점인 `인공지능` 시스템을 갖고 있다. “놀아줘” “심심해” 등 감성을 내세운 부분은 시리가 강하다. “놀아줘”란 말에 시리는 “무엇을 하면 더 유쾌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요?”라는 답으로 재치 있게 받아친다.
한국어와 국내 콘텐츠 검색은 링크가 빠르고 정확하지만 질문이 깊어질수록 대응하는 능력은 시리가 강하다. 시리는 `홍대 맛집`에서 `홍대`를 이해하지 못했지만 홍대가 어디인지를 말하고 저장해 놓으면 다음부터는 홍대 맛집이 뜬다. 또 “아내에게 연락해줘”라고 사용자가 물었을 때 아내가 저장돼 있지 않으면 시리는 아내의 이름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이름을 말하면 그 때부터 `아내`로 인식돼 다음에는 묻지 않고 자동 연결된다. 시리의 장점은 인공지능과 개인화 서비스다.
하지만 시리는 여전히 한국어 말귀가 어둡다. 지역검색, 음식점 정보 등을 지난달 대폭 강화했지만 아직도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다. 애플은 “한국어 시리를 사용하는 사람이 늘어나면 늘어날 수록 말귀가 좋아지는 시스템”이라고 전했다.
애플 `시리`와 네이버 `링크` 비교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