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신일본제철주금화학이 한국 디스플레이 소재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이 침체되면서 연 매출 3조원에 육박하는 대표 소재 기업마저 한국으로 발길을 돌리게 만들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신일본제철주금화학은 한국내 디스플레이 소재 사업을 총괄할 주재원을 처음 파견 발령하고, 국내 현지 인력을 보강했다. 3년 내 지금보다 3~5배로 매출을 키우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신일본제철주금화학은 신일본제철화학의 자회사다. 지난 10월 신일본제철과 스미토모금속이 합병하면서 사명만 신일본제철주금화학으로 바뀌었다. 에틸렌·콜타르 등 화학 제품과 전자재료 사업으로 지난 회계연도(2011년 4월~2012년 3월) 1969억7900엔(약 2조710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이 중 디스플레이 소재 사업은 거의 대부분 일본에서만 이뤄져왔다.
스미토모·JSR·이데미츠코산 등 일본의 대표적인 소재 기업들은 이미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생산시설은 물론 연구개발 조직까지 국내에 꾸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신일본제철주금화학은 철강회사를 모기업으로 둔 보수적인 문화로 인해 전통적인 비즈니스 관행에 머물러왔다.
한국 비즈니스가 처음은 아니다. 연성기판회로(FPCB)용 동박적층판(CCL)을 국내 PCB 업계에 공급해 왔다. 지난 2002년 사무실을 열었지만 연락사무소 정도에 그쳤고, 한국 사업은 일본에서 관리해왔다.
하지만 최근 일본 디스플레이 산업이 극도로 위축되면서 한국에서 활로를 모색하기로 했다. 한국 사업 총괄이사가 주재키로 하면서 영업 인력도 확충하기 시작했다.
신일본제철주금화학의 주력 사업은 LCD 컬러필터용 컬러레지스터와 블랙레지스터 잉크, 강화유리를 대체할 수 있는 플라스틱 기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발광소재 등이다. 지금까지 후지쯔·도시바 등 내로라하는 일본 기업들과 거래했던 제품들이다. 한국에서는 아직 납품 실적조차 없지만 우리나라 기업들의 차세대 제품 개발 프로젝트에 합류하기 위해 전략을 수립 중이다. 이밖에 카메라 렌즈용 소재와 반도체 패키징 접착제 등도 신규 사업으로 키울 계획이다. 도미야마 히사오 총괄이사는 “최근 한국 고객사들이 요구하는 첨단 디스플레이 기술 규격에 맞는 다양한 소재 제품군을 확보하고 있다”며 “앞으로 현지 사업을 육성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