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과 사람만 있으면 가능하다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창업에 무턱대고 뛰어들었다가 실패하거나 사업을 전환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모바일에만 한정한 창업 붐을 다각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음 임원 출신이 퇴사한 후 만든 한 회사에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큐레이션 서비스 `큐리`라는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했다. SNS 위에서 무한정 흘러 다니는 정보를 모으고 쓸모없는 정보는 삭제해 간추려 볼 수 있는 서비스를 기획했다.
키워드를 미리 입력해두고 카테고리도 설정해 두면 순식간에 흘러가는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볼 수 있었다. 빅 데이터 관리가 화두고 검색·수집 기술이라면 자신 있었던 터라 충분히 사업성이 있을 것이라고 봤다. 모바일에서 한글도 지원해 국내에서는 `플립보드`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내다 봤다.
하지만 회사는 사업을 정리했다. 개발자, 디자이너 몇 명이 밤을 새가며 서비스를 개발했지만 마땅한 수익모델을 찾기는 어려웠다. 자본금은 금세 바닥났다. 플립보드 같은 유사한 서비스가 이미 있었기 때문에 투자자를 찾기도 어려웠다.
구로디지털단지에 위치한 C사는 증강현실(AR) 콘텐츠를 개발했던 사업을 정리하고 신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개발자와 기술력은 충분했다. 마커 기반, 위치 기반 AR을 개발했고 보는 사람마다 `괜찮다`는 이야기를 연발했다. 하지만 결국 수익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이 회사 대표는 “AR이 참신한 기술이고 스마트폰으로 구현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하기는 하지만 사업적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며 “AR을 이용해서 사업 모델을 만들려면 기술이 좀 더 진전된 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고 그만 뒀다”고 말했다. 그동안 자본금은 소진했고 다른 회사에서 외주를 받아서 운영하는 수밖에 없었다.
회계법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따르면 전 세계 모바일 광고 시장 성장률은 2009년 이후 하락하고 있다. 올해는 28.5%, 2015년에는 20.2%로 기대보다 늘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쏠림 현상도 문제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앱 시장에서는 특히 업계 1위 쪽으로 사용자가 몰린다”라며 “후발주자들은 영업·마케팅 비용을 늘려야 해 초기 자본금도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