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팡`은 중독성이 낮고, `타이니팜`은 중독성이 높다? 모바일 게임 셧다운제가 도입 이전부터 도마 위에 올랐다. 게임 평가 기준이 혼란스럽고 평가단 구성이나 방법은 지나치게 주먹구구식이란 의견이다.
여성가족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달 말까지 게임물의 중독성 및 청소년 이용실태를 점검해 모바일 게임을 비롯한 전체 게임물의 셧다운제 실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모바일 게임업계는 여성가족부가 제시한 게임물 평가대상이 여전히 자의적이고 혼란스럽다고 지적했다.
여성가족부는 이달 초 약 100여개의 게임을 대표 평가게임으로 예시해 문화체육관광부와 게임업계에 전달했다. 인기 소셜게임 타이니팜을 비롯해 카카오톡 친구끼리 즐기는 `가로세로낱말맞추기2013` `불리2` 등이 포함됐다. 스마트패드 게임에서도 `컴온베이비`나 `아스팔트7` 같은 캐주얼 게임도 중독성 평가 대상이다.
여성가족부가 내놓은 게임물 중독성 평가 대상은 접속방식, 대전방식, 연속성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그 결과 컴퓨터와 점수를 대결하는 애니팡은 제외됐지만 이용자가 서로 협동하는 타이니팜은 평가 대상에 들어갔다. 이용자끼리 상식을 겨루는 에듀테인먼트 게임인 가로세로낱말맞추기도 이용자 간 대결이기 때문에 셧다운제 평가대상이다.
모바일 게임사 한 임원은 “사람들이 느끼기에는 애니팡도 하트를 주고받고 다른 이용자와 점수를 대결하기 때문에 혼자 하는 게임이라고 느끼지 않는다”며 “일 년 동안 연구해서 만들었다는 평가척도도 여론이 들끓자 문항 몇 개를 빼는 식으로 수정한 것 자체가 졸속”이라고 말했다. 여성가족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각각 게임 중독성 평가와 수용자 조사라는 합의를 거치면서 사실상 게임 평가 계획안 자체가 `누더기`로 만들어졌다는 지적이다.
평가 척도에 따라 게임을 테스트할 평가단 역시 졸속에 가깝다. 고작 20여명의 평가단이 게임의 중독성을 평가한다. 평가단 대다수가 대학생으로 연령이 편중돼 있다. 정작 셧다운제 적용 대상인 청소년은 빠져 있다.
양 부처는 평가 방법에는 합의했으나 모바일 게임 셧다운제를 어떻게 적용할지 내놓지 않았다. 평가척도에서 어느 정도의 점수를 받으면 셧다운제 대상이 되는 지 여가부 고시 내용으로는 확인할 수 없다.
모바일 게임사 관계자는 “회사에서도 우리 게임이 포함이 되는 지 안 되는 지 알 수 없어 재차 문의를 해 놓은 상황”이라며 “예측 가능한 정책을 펼쳐야 하는 게 정부의 역할인데 이대로라면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식이 돼도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 분류기준 별 대표 게임 예시 (제공: 여성가족부)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