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 소프트웨어(SW) 기업들 간 지각변동으로 제조업 정보화 시장 판도가 바뀌고 있다.
SW 기업 간 인수·합병 확대로 공급망관리(SCM)·생산관리시스템(MES)·제품수명주기관리(PLM) 시장에서 한정된 SW 사업자간 공급 경쟁 구도가 심화됐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레드프레리가 JDA소프트웨어를 인수·합병키로 함에 따라 JDA소프트웨어코리아도 글로벌 본사 합병 일정과 전략에 맞춰 내년부터 레드프레리 한국 지사로서 재정비에 나선다. 사명 변경과 솔루션 라인업 등 그간 한국 지사가 없던 레드프레리의 한국 시장 마케팅 전략에 따른 본사 차원 재정비 작업이 이뤄질 전망이다.
JDA소프트웨어코리아는 삼성전자·LG전자·포스코·현대자동차·두산 등 국내 대부분 제조기업에 SCM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는 세계 최대 SCM SW기업이다. 지난해 JDA소프트웨어에 인수된 i2테크놀로지코리아 출신 인력을 포함해 약 30명의 SCM 전문가들이 근무하고 있다.
레드프레리가 세계 선두 창고관리시스템(WMS) 전문 기업인 점을 감안하면 WMS를 제외한 공급망계획(SCP)·운송관리시스템(TMS) 등 SCM 솔루션 라인 전반을 갖춘 JDA소프트웨어와의 합병은 거대 단일 SCM 솔루션 기업의 탄생이다.
이에 국내 시장에서는 인수를 통해 한국 시장에 본격 진출하게 된 레드프레리와 최근 국내 SCM 컨설팅·솔루션 기업 EXE C&T를 합병한 삼성SDS 등 기업 간 신규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관련 솔루션을 공급하는 SAP와 오라클도 최근 몇 년간 M&A 등으로 SCM 솔루션 공급을 확대해 온 만큼 SCM 시장에서 대형 사업자들 간 독과점 현상은 심화되는 양상이다.
같은 현상이 MES 등 제조업 SW 기업 전반에 퍼졌다. 삼성SDS는 MES 전문 기업인 미라콤아이앤씨를 인수한 데 이어 에임시스템의 MES 솔루션 지식재산권(IP)을 사들이면서 국내 MES 시장의 독보적인 사업자로 자리매김했다. SAP·오라클도 SCM·PLM 영역 전문 기업 인수로 이 같은 움직임을 확대해 왔으며 SAP는 올해 클라우드 구매 SCM 기업 아리바를 추가 인수할 태세다.
공급자 관점에서 통합된 라인업 기반 다양한 제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마케팅 강점으로 삼는 반면 사용자 입장에서는 일부 SW의 독과점 구도 형성을 우려하고 있다.
SCM 시스템 도입을 앞둔 제조기업 IT 관계자는 “검토할 사업자가 1~2개뿐이어서 선택의 여지가 없어졌다”며 “공급자 중심 시장 가격 형성도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최근 제조 SW M&A 주요 사례와 국내 시장 영향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