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중소·벤처 기업들이 환율하락에 따른 가격경쟁력 상실과 환변동에 따른 리스크에 경기침체까지 겹치면서 `삼중고`에 빠졌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반짝(1.0원) 상승했지만 지난달 24일 이후 하락세를 타면서 이날까지 15원가량 급락했다. 열흘여(12일 거래일) 동안 14% 가까이 내린 것이다. 이처럼 원달러 환율 하락이 가팔라지면서 수출 주력 중소기업들이 어려움에 처했다.
문제는 이러한 원화 강세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점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 국가 신용등급 상승과 외환보유고 증가로 원화강세 기조는 중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준금리 동결 등으로 원화 강세 속도는 이전보다 완화되겠지만 원화강세가 이어지면서 수출 업종의 주가 조정은 당분간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원화 강세로 인해 환 관리가 상대적으로 잘 되고 있는 대기업과는 달리 수출 비중이 높은 코스닥 기업들의 경우엔 실적 악화가 현실화되고 있다.
코스닥 A사 주식 담당자는 “선물환 등을 통해 결제 통화에 대한 위험회피를 하고 있지만 상반기 고환율에서 대량의 원재료를 구입해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회사 관계자도 “10~20원 하락은 원재료 달러 구입을 통해 상쇄가 가능하지만 만약 이보다 하락폭이 커지면 장기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과거에 키코 같은 상품에 가입했다가 큰 손해를 본 바 있어 마땅한 대응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최근 환율 변동성과 관련, “당분간 환율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수출 기업들은 명확한 내부기준을 세우고 전문가 집단을 활용해 현 거래 흐름과 환율 진단을 받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터치패널업체 크루셜텍의 외환관리를 모범 사례로 주목할 만하다.
이 회사는 지난해 2억달러 수출탑을 수상하는 등 외환거래가 잦지만 환관리 내부 기준과 외환관리시스템을 통해 위험을 최소화시켰다.
김안중 크루셜텍 재무담당 이사는 “매월 1000만달러 이상 외화가 수출을 통해 유입돼 이를 원재료 구입에 매칭, 달러로 결제함과 동시에 수출입은행의 환보험 등을 통해 위험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입은행 등의 컨설팅을 통해 외환정보를 취득하는 것도 또 다른 방법이다.
김 이사는 “외환관리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내부적으로 어느 정도 외화비중을 유지하느냐도 외환관리의 기본”이라며 “내부 기준을 정해 환율부담을 관리하고 품질 향상을 통한 가격경쟁력 확보가 최선의 외환관리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