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자산업 몰락…한·중·일 급격한 변화!

한중일 공급망과 합종연횡 구도 재편

일본 전자산업의 몰락으로 한중일 삼각 구도의 디스플레이 생태계가 급격히 변하고 있다. 일본발 위기가 3국 디스플레이 업계의 공급망과 합종연횡 구도를 다시 한 번 재편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자체 브랜드 LCD TV 사업을 고수했던 일본 샤프는 최근 삼성전자에 LCD 패널을 공급하는 협력사로 변신했다. 또 주로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LCD 패널을 의존했던 일본 소니는 가격 경쟁력을 위해 대만 패널 조달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NPD디스플레이서치는 지난해 4분기 샤프가 생산한 패널 중 8.1%만 삼성전자에 납품하고 70.1%를 자체 브랜드용으로 소화했다고 집계했다. 하지만 불과 1년도 지나지 않아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지난 2분기 삼성전자에 LCD 패널을 공급하는 비중은 50.2%로 이미 절반을 넘어섰다. 또 다른 시장조사 업체 IHS디스플레이뱅크는 지난 3분기 삼성전자 공급 비중이 60%에 달한 것으로 추산했다.

삼성전자 TV 사업의 LCD 패널 조달 비중도 급변했다. 삼성전자가 일본 샤프로부터 LCD 패널을 공급받는 비중은 연초만 해도 전체의 1%에 불과했으나 최근 10%까지 늘어났다.

이 같은 변화는 삼성전자와 샤프의 요구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삼성전자는 40인치 이상 대형 TV 라인업을 확충해 가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생산 구조로는 채산성이 떨어지는 40인치와 60인치 이상 패널을 공급할 대안으로 샤프가 등장한 것이다. LCD TV 시장에서 밀리면서 경영난까지 심화된 샤프는 삼성전자라는 구세주를 만난 셈이다. 이를 통해 샤프는 10인치 이상 대형 LCD 사업에서 올 초 월 3억9500만달러(약 4300억원) 정도의 매출에서 지난 9월 5억4400만달러(약 5900억원)로 외형을 늘리게 됐다. 사실상 LCD 패널 업체로 변신한 덕분이다.

샤프는 올 해 순손실이 4500억엔(약 6조133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데다 내년 만기가 돌아오는 전환사채는 2000억엔(약 2조7260억원)에 이른다. 대만 혼하이와 인수 협상마저 난항을 겪으면서 일본 정부에 구제금융을 신청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삼성전자의 대형 TV 사업이 샤프에 희망이 되는 이유다. 샤프는 일본 사카이의 10세대(2880×3130㎜) 공장을 통해 대형 LCD 패널을 더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에 의존해온 소니의 LCD 패널 조달 정책 변화도 디스플레이 시장을 흔들고 있다. 소니는 대만 CMI와 AUO의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CMI는 지난해 말 소니 공급 비중이 13%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20%에 육박한다. 소니는 LG디스플레이와 AUO로부터 공급받는 물량도 늘려가면서 패널 다변화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샤프와 소니의 현 시장 지위가 불안해 앞으로 시장 구조가 혼전 양상을 거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전자산업 몰락…한·중·일 급격한 변화!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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