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열 LS전선 회장이 LS그룹 신임 회장에 선임됐다. 구자열 회장은 내년부터 그룹 전체 경영을 맡는다. 구자홍 전임 회장은 LS미래원 회장으로 물러나 그룹 경영을 측면 지원한다.
LS그룹은 구자홍 회장이 12월 31일자로 물러나고, 구자열 LS전선 회장이 그룹 경영을 맡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LS그룹은 창립 10주년을 맞는 이날 경영권 이양을 공식 발표했다. 구자열 회장은 구자홍 회장의 사촌동생이어서, 사촌형제간 경영권을 주고받는 보기 드문 사례가 됐다.
구자홍 회장은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장남이고, 구자열 회장은 지난달 20일 별세한 구평회 E1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경영권 승계는 내년 이사회 및 주주총회에서 이뤄진다. 이·취임식은 내년 1월 2일 열릴 예정이다.
구자홍 회장은 내년부터 그룹 연수원인 LS미래원 회장직을 맡아 경영 활동을 지원한다. 인재육성, 조직문화 혁신, 브랜드 가치 제고, 사회공헌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또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LS의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를 지원할 계획이다.
구자홍 회장은 “그룹의 본격적인 도약을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소임을 다했다”며 “LS가 출범 당시에 비해 크게 성장한 것은 더 없이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또 “LS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만큼 더 역동적이고 능력 있는 경영인이 제2의 도약을 이뤄야 할 때”라며 “구자열 회장이 그 최적임자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구자홍 회장은 지난 2003년 LS가 LG에서 계열분리하면서 초대 회장에 취임했다. 이사회 중심 책임경영과 투명경영을 기반으로 그룹 기틀을 확립하고, 본격적인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특히 전기·전자, 소재, 에너지 분야에서 인수합병(M&A)과 다양한 혁신활동 및 글로벌 성장 전략으로 계열분리 당시에 비해 매출은 4배, 이익은 3배, 기업가치는 7배를 늘리면서 LS를 재계 13위로 성장시켰다. 또 스마트 그리드, 신재생 에너지, 전기차 핵심 부품, 해외자원 개발 등 그린 비즈니스를 차세대 핵심 사업으로 육성했다.
구자열 신임 회장은 활동적이고 도전적인 스타일의 경영을 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78년 LG상사 입사 이후 LG증권, LG전선 등에서 근무했다. 2003년 LS그룹이 LG그룹과 분리된 이후에는 LS전선 부회장을 거쳐 2008년부터 회장을 맡고 있다. 또 2008년부터 LS엠트론 대표이사 회장, LS네트웍스 이사회 의장도 맡아 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과학기술위원장, 울산과학기술대 이사장, 대한사이클연맹 회장도 맡고 있다.
LS그룹 관계자는 “구자홍 회장이 이임 이후에도 신임 회장의 경영활동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LS그룹은 아름다운 승계의 원칙을 이어가게 됐다”고 밝혔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