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업계가 케이스 생산 수율 때문에 고민에 빠졌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별화된 디자인이 주요 마케팅 포인트로 떠오르는 가운데 케이스 제조 공정은 갈수록 복잡해지는 추세다. 케이스의 낮은 수율로 애를 먹었던 삼성전자는 근래 협력사를 늘리며 안정적인 공급선 확보에 안간힘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우전앤한단`을 스마트폰 케이스 협력사로 등록했다. 휴대폰 케이스 전문 업체인 우전앤한단은 RIM, 소니, 교세라, 팬택 등 글로벌 휴대폰 업체들이 주요 고객사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협력사로 등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 소식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스마트폰 업계는 통상 제품 외관 정보의 유출 우려가 있어 케이스 협력사를 늘리지 않는다”며 “주력 제품인 갤럭시S3의 케이스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설명했다.
인탑스, 크루셜엠스, 신양엔지니어링, 모베이스 등 국내 케이스 업체의 갤럭시S3 생산 수율은 약 70~80%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3 출시 초기, 케이스 생산 수율이 50% 미만에 머물러 심각한 공급난을 겪은 바 있다.
스마트폰 제품 차별화를 위해 케이스에 적용되는 신소재와 공정기술이 낮은 수율의 원인이다. 종전과 달리 다양한 후공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볼륨키, 카메라키, 잠금키 등 점차 많아지는 기능키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수치제어(numerical control) 가공이,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외관 멀티 코팅이 필요하다. 정밀 사출기만 있으면 한 번의 공정으로 생산할 수 있었던 피처폰 케이스와는 달리 스마트폰은 전면, 후면, 테두리를 제작, 조립하는 공정도 필요하다. 업계 전문가는 “과거 피처폰 케이스 생산 수율은 98%에 달했다”며 “스마트폰 케이스 수율이 여전히 낮은 것은 전문 업체들이 공정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탓”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케이스 업체들은 최근 신기술 개발을 통해 수율 확보에 나서고 있다. 신양엔지니어링은 독자 개발한 휴대폰 케이스용 메탈코팅 제조방법에 관한 국내 특허권을 취득했다. 이 특허는 스마트폰 케이스 뒷면에 인쇄된 다양한 문양을 레이저로 수정하는 기술이다. 우전앤한단은 방수기능 케이스, 유리섬유를 적용한 초경량·고강도 케이스, 이중사출 기술 등을 개발했다. 업계 전문가는 “스마트폰 케이스가 단순한 외관 보호 기능이 아닌 다기능 모듈로 진화하고 있다”며 “수율 확보는 스마트폰 케이스 업계의 당면 과제”라고 설명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