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영웅전 "스펙 No! 끈기·열정 Yes!"

#처음 5명이 대회에 참가했지만 곧 3명이 팀을 나갔다. 2명을 충원했는데 1명이 다시 이탈. 팀원이 이탈할 때마다 팀이 흔들렸지만 리더가 중심을 잡았다. 다시 4명으로 팀을 꾸렸다. 같은 목표를 가진 이들이 모였고 그때부터 팀워크가 발휘됐다. 붕괴 위기를 넘긴 이 팀은 똘똘 뭉쳐 캠퍼스 영웅전 1위에 올랐다. 전북대 `만4OK`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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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해체 위기를 딪고 캠퍼스 영웅전에서 1위를 차지한 전북대 `만4OK`팀. (왼쪽부터) 이경하(팀장·심리학과 2)학생, 김현수(심리학과 3)학생, 김태윤(심리학과 2)학생, 최정준(경영학과 2) 학생.

#제주도에서 그들 말로 `육지`까지 매번 과제가 있을 때마다 이동해야 했다. 시간과 비용은 다른 팀의 두 배. 4명이 과제 수행을 위해 쓴 경비만 1000만원가량이다. 한 번 움직이면 2~3일이 기본이다. 학업에도 지장이 있었다. 하지만 섬 청년들은 결국 캠퍼스 영웅전 4위 입상의 성과를 일궜다. 제주대 `린 스타트업(LEAN START-UP)`팀이다.

전북대 `만4OK`, 동아대 `로맨스가이`, 울산대 `클리스티앙`, 제주대 `린 스타트업`, 순천향대 `누들팀`.

교육과학기술부가 5월 말부터 5개월간 진행한 `2012 학생창업 챔피언십 경진대회(부제:캠퍼스 영웅전)` 최종 입상팀이다. 모두 지역대학들이다. 49개팀이 참가했지만 이른바 상위권 대학도. 인서울 대학도 최종 입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국내 최고로 꼽히는 모 대학 팀은 1차 심사에서 탈락했다. 명문대 학생이 상을 휩쓰는 여타 창업경진대회와는 분명 다른 모습이다.

5개월이란 긴 시간 동안 총 다섯 번의 과제를 수행하는 캠퍼스 영웅전은 참가팀 아이디어나 발표력이 아닌 과제 수행 자세와 실행력을 평가한다. 아이디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분명한 성과와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 당연히 `스펙`이 아닌 `끈기`와 `열정`이 결과를 좌우한다.

5개팀 모두 끈기와 열정으로 다른 팀을 압도했다. 1위를 차지한 `만4OK`팀은 리더십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잦은 팀원 이탈에도 리더가 의지를 갖고 팀을 정비·조율하며 결과를 만들었다. 창업에서 흔들리지 않는 리더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다.

2위를 차지한 `로맨스가이`팀은 정해진 규칙을 성실히 지켰다. 한 번도 정해진 시간과 방법을 어기지 않았다. `린 스타트업`팀은 주어진 비용 외에 팀원 용돈을 투입하면서까지 과제를 수행했다. `누들팀`은 매일 일기형식의 과제 결과보고서를 제출하는 열의를 보였다.

대회 운영을 맡은 이윤석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팀장은 “캠퍼스 영웅전은 일반적인 창업경진대회가 아닌 창업가 역량을 갖추는 과정을 겨루는 `창업가형 인재양성` 프로그램”이라며 “장기간에 걸쳐 대회가 진행되고 밀착해 과제 수행 과정을 심사, 고스펙이 아닌 성실함과 끈기를 갖춘 팀이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임나라 제주대 `린 스타트업` 팀장은 “입상팀 모두 중간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버틴다는 자세로 대회에 임했다”며 “직접 몸으로 부딪쳐 과제를 수행하며 흘린 땀으로 창업에 중요한 것이 실행력과 끈기, 팀워크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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