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샘, 브라운관 기술응용해 엑스레이 튜브 국산화 성공

20여년간 브라운관을 개발해온 연구팀이 핵심 기술과 노하우를 응용해 엑스선관(엑스레이튜브)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엑스레이 튜브 국내 시장은 300억~400억원 정도지만, 세계 시장은 3조~4조원 규모에 달하는 방대한 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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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정환 루샘 사장

루샘(대표 곽정환)은 우리나라에선 처음 관전압 125㎸, 관전류 570㎃, 초점 2.0·1.0급의 엑스레이 튜브를 개발하고 양산을 시작했다고 1일 밝혔다.

엑스레이튜브는 디지털 엑스레이(DR) 기기에서 엑스선을 발사하는 장치다. 브라운관에서 전자빔을 쏘는 튜브와 원리가 유사하다. 루샘은 브라운관 분야에서 20년간 다진 기술력을 그대로 엑스레이로 발전시켰다. 브라운관 전자총 설계용 시뮬레이션 툴을 엑스레이 튜브 초점 설계에 응용했다. 열 해석에도 노하우를 그대로 접목했다.

곽정환 사장을 비롯해 핵심 연구인력은 옛 LG필립스디스플레이(LPD) 출신들이다. 곽 사장은 22년 동안 브라운관 핵심 부품인 튜브를 개발했다. 주요 연구원들도 모두 17년 이상 브라운관 개발에 매달렸다. 이들은 LG가 브라운관사업을 접자, 브라운관 튜브를 응용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함께 나왔다. 엑스레이 튜브를 4년간 개발하고 성공이 눈앞에 보이자 지난 5월 루샘을 창업했다.

곽 사장팀이 엑스레이 튜브에 주목한 것은 기술이 비슷할 뿐 아니라 국산화가 미진한 분야였기 때문이다. 핵심 부품인 평판형 엑스레이 검출기를 삼성전자가, 제너레이터를 디알젬 등이 국산화했다. 루샘이 시장 수요가 가장 많은 튜브를 개발 완료함으로써 엑스레이 핵심 부품을 모두 국산화했다.

루샘은 이 제품을 유럽 등 선진국에 수출하기 위해 CE인증 테스트를 받았다. 최근 심사에 통과했으며 다음 달 인증서를 받는다. 기술력을 벌써 인정받아 CE인증이 필요없는 일부 국가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튜브 핵심 부품인 전자총 부분도 별도로 사업화 했다.

이 회사는 이어 고급형 튜브와 컴퓨터 단층 촬영(CT)용 엑스레이 튜브도 내놓을 계획이다. 곽 사장은 “그동안 엑스레이 기기에서 국산화되지 않았던 마지막 분야까지 개발에 성공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게 됐다”며 “디지털 엑스레이 기기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튜브 매출도 커질 것”으로 기대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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