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CEO발 새판 짜기 신호탄
애플이 팀 쿡 CEO 취임 후 처음으로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1996년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 복귀한 이래로 가장 큰 조직 흔들기다. 팀 쿡발 새판 짜기를 시작했다는 평가다.
애플은 29일(현지시각) 운용체계(OS) iOS를 총괄하던 스콧 포스톨 수석부사장과 존 브로윗 소매유통 부문 수석부사장 두 명이 퇴사한다고 밝혔다. 스티브 잡스와 함께 애플을 이끌던 핵심 경영진의 동반 퇴진이다.
애플은 이와 함께 조너선 아이브(산업디자인 포함 휴먼인터페이스 부문), 밥 맨스필드(무선, 반도체 포함 테크놀로지 부문), 에디 큐(애플맵, 시리 포함 인터넷소프트웨어&서비스 부문), 크레이그 페더리히(iOS, 맥OS 포함 소프트웨어엔지니어링 부문) 수석부사장 네 명을 전면에 내세운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외신과 현지 애널리스트들은 스티브 잡스 이후 `집단지도 체제`로 운영한 애플이 비로소 `팀 쿡 CEO 체제`로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일부 조직을 통폐합해 수석부사장을 줄이면서 CEO 중심 의사결정 구조로 단순화했기 때문이다.
디자인총괄 아이브 부사장은 포스톨이 맡아온 휴먼인터페이스(HI) 부문까지 맡는다. 맨스필드 부사장은 무선팀과 반도체팀을 합쳐 신설한 테크놀로지 부문을 담당한다. 큐 부사장은 인터넷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부문을 그대로 맡으면서, 애플맵과 시리(siri)를 추가로 가져간다. 페더리히 부사장은 포스톨이 지휘한 iOS 부문과 맥OS를 통합한 소프트웨어 부문을 맡는다. 브로윗이 맡았던 소매유통 부문은 팀 쿡 CEO 직속 체제로 들어갔다.
사실상 문책성 인사라는 외부 평가도 나왔다. 포스톨 부사장이 총괄한 최신 OS `iOS6`가 업데이트 오류와 애플맵 결함 등의 논란을 일으키면서 쿡 CEO가 공식적으로 사과하기에 이르렀다. 최근 아이폰5가 부품 수급 불안으로 판매 차질을 빚는 문제에 책임을 물었다는 분석이다.
애플 측은 개편안을 발표하며 “9월과 10월은 아이폰5, iOS6, 아이패드 미니 등 애플 역사상 가장 많은 신제품을 내놓은 기간”이라며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긴밀하게 통합해 세계 최고 수준의 제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