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연구개발(R&D) 정책을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에 맞게 재정비하고 중소기업 간 과당 경쟁을 막기 위해 대타협을 추진하겠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는 25일 서울 신림동 쉐라톤서울디큐브시티호텔에서 열린 `제15회 G밸리(서울디지털산업단지) CEO 포럼`에 참석해 이 같은 중소기업 지원 구상을 밝혔다.
안 후보는 “그동안 국가 R&D 정책과 국책연구소의 역할이 대기업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면서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혁신성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국가 R&D와 중소기업 지원 정책을 재설계하는 정부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국가 R&D와 국책연구소가 중소·벤처기업의 R&D센터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안 후보는 중소기업 간 대타협 필요성도 제기했다. 그는 “그동안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불공정거래나 재벌 지배구조에 관해 많은 얘기들이 있었지만 중소기업 간 과당 경쟁 문제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했다”면서 “중소기업이 대타협함으로써 과당 경쟁을 막아야 글로벌 경제위기를 잘 넘길 수 있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현 중소기업 지원 정책이 기업 간 과당 경쟁을 부추기는 측면이 있다며 개선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유관단체들이 국가 R&D 예산과 중소기업 지원자금에 대해 종합적인 시각에서 협의하고 이해관계를 조정하려는 대타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불공정 거래나 인력 빼가기는 중소기업 성장을 방해하는 가장 큰 요인”이라며 “M&A 활성화로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의 혁신성을 수용할 수 있어야 바람직한 혁신경제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불공정거래는 경제민주화 차원에서 다룰 계획이다. 안 후보는 “불공정거래는 경제민주화 정책에서 밝혔듯이 행위규제뿐 아니라 재벌 지배구조를 바꿔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증상만 치료하고 원인은 놔두는 새누리당 접근 방법은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또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 갈 때 각종 혜택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중소기업으로 남으려는 경향도 많다”며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중견기업 육성책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아웃소싱 중심의 서비스 산업 육성 방안도 내놓겠다고 밝혔다. 기업 경쟁력 유지에 필요한 핵심역량을 제외한 다른 부문을 아웃소싱 업체에 넘기는 것이 기업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다.
이날 포럼에서 남민우 벤처기업협회장은 “정부 중소·벤처기업 지원정책이 산업 논리보다는 금융논리에 의해 기획재정부나 금융감독원 등 정부 부처에서 벽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며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성훈 이노비즈협회 부회장은 “중소기업과 벤처기업도 중요하지만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가교 역할을 담당하는 이노비즈 기업에 정부 관심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강옥구 서울디지털산업단지 경영자협의회 부회장은 “IT업체가 밀집된 G밸리가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며 ”G밸리 발전을 위해 경부선 철도 지하화, 가리봉동 균촉지구 재개발 사업 등을 긍정적으로 검토해달라“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