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배신=긍정을 강요하는 사회를 파헤친 `긍정의 배신`, 워킹 푸어의 현실을 온몸으로 체험한 `노동의 배신` 등의 책으로 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던진 바버라 에런라이크의 `배신 시리즈` 3권이자 완결편이다. 이번에는 화이트칼라 구직 현장에 뛰어들어 `열심히 일하면 잘 살 수 있다`는 소박한 희망마저 배신당하고 일자리 불안과 과다 노동에 지쳐가는 신자유주의 시대 중산층의 암울한 현실을 고발한다.
저자는 이력서를 고치고, 취업 박람회를 쫓아다니고, 화장은 물론이고 성격까지 고분고분하게 바꾸며 화이트칼라 세계에 진입하기 위해 애쓴다. 그러나 10개월 동안 마주친 것은 능력과 경력보다는 쾌활하고 복종하는 태도를 더 중시하는 기업문화, 실직자를 볼모로 삼는 코칭산업, 미끼 상술이 판치는 영업직 등 슬픈 노동의 현실이다.
바버라 에런라이크 지음. 전미영 옮김. 부키 펴냄. 1만4800원.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