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경권은 한해 1만6000여명에 달하는 IT인력이 배출되지만, 정작 지역에 머무는 인력이 너무 적습니다. 배출된 인력이 지역에 머물게 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합니다.”
지난 24일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DIP)에서 열린 `대구경북ICT포럼(이하 대경ICT포럼) 창립 정책 세미나`에서는 지역 ICT기업들이 겪고 있는 인력난 해소방안을 비롯, SW산업을 활성화시킬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됐다.
대경ICT포럼은 박용완 영남대 교수와 김성호 이지스 대표가 공동대표를 맡아 대경권 20여 ICT기업 CEO로 구성된 모임이다. 지역 ICT산업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모색하자는 것이 포럼의 목적이다.
이날 대경ICT포럼 첫 세미나에는 초청인사 형태근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을 비롯해 채종규 DIP 원장, 최계희 이노비즈협회 대구경북지회장, 최병재 대구대 산학협력단장, 서미숙 IT여성기업인협회 대구경북지회장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형태근 전 방통위 상임위원은 인사말을 통해 “ICT포럼이 지역 ICT산업 활성화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규모는 작지만 5년 뒤에는 국가 ICT산업을 견인하는 포럼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채종규 원장은 최근 예타사업으로 선정된 SW융합클러스터 조성사업과 관련 “총 사업비의 70%인 567억원이 연구개발(R&D)에 쓰일 예정”이라며 “클러스터가 들어설 수성의료지구를 SW융합 명품단지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기업인들은 인력난 해소를 위한 현실적 방안과 지역 SW산업 육성을 위한 보다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최계희 지회장은 “지역 인재를 지역에 묶어두기 위해서는 병역특례 전문연구인력을 지역에 할당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지회장은 또 “기술보증기금을 통한 기술평가보증을 받더라도 은행에서 재심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보증절차를 간소화하고 보증료를 낮춰 기업의 부담을 줄여야한다”고 말했다.
서미숙 지회장도 “인력을 채용해도 3년이 지나면 수도권이나 대기업으로 자리를 옮기는 바람에 어려움이 많다”며 “장학금제도와 같이 정책적으로 인력을 지역 기업에 묶어둘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아울러 “R&D 관련 대형국책과제를 유치하더라도 기업부담 30%, 인건비 불인정, 기술료 납입, 복잡한 과제 신청절차 때문에 규모가 작은 ICT기업엔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최병재 단장은 “구미와 울산, 포항, 창원 등 인접한 산업적 기반으로 대경권은 SW융합의 최적지임에 틀림없다”며 “다만 SW클러스터가 안착할 수 있으려면 정주여건이 제대로 마련돼야한다”고 했다.
김성호 사장은 “지역에 SW관련 평가기관을 유치함으로써 타 지역 SW기업이 지역에 올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