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보증기금이 채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가 뒤늦게 갚는 기업에 부과하는 지연손해금률(연체이자율)을 10년 만에 인하한다.
기술보증기금(기보)은 손해금률을 2%포인트(P) 이상 내리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손해금률은 보증 이용기업이 부도 등으로 채무를 이행하지 않아 기보가 기업을 대신해 은행에 갚아준 것에 대한 일종의 연체이자 금리다. 지난해 기보가 거둬들인 손해금은 189억원이다. 지난 4년간 연평균은 170억원 수준이다.
기보 손해금률은 손실 발생 후 3개월까지는 14%, 3개월 이후는 16%다. 2003년 4월 18%에서 각각 4%P와 2%P 인하한 후 유지했다. 그동안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기보가 손해금률을 내리지 않는다는 비판이 높았다. 한은 기준금리는 지난 2003년 4월 4.25%에서 현재 2.75%로 떨어졌다.
유장춘 기보 업무개선부장은 “금리가 많이 떨어져 손해금 인하를 추진하게 됐다”며 “폭은 2%P에서 조금 더 내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손해금 인하에는 은행 연체이자가 고려됐다. 현재 은행 연체이율은 12~18% 선이다. 이 중 금융공기업인 기업은행이 12% 수준이어서, 기보가 이를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기보는 이번 인하에서 그동안 3개월 이내(14%)와 이후(16%)로 나눠 운영했던 것을 기간에 관계없이 단일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손해금 인하는 이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초에 이뤄진다. 법률 검토 후 이사회를 통과해야 한다. 기보 측에서는 12월께 이사회에 상정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기보가 손해금률을 내리면 양대 신용보증기관인 신용보증기금(신보)도 손해금률을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 신보 손해금률은 15% 단일이다. 신보도 2000년대 초반 18%에서 3%P 인하 후 변동이 없었다. 신보 관계자는 “예전부터 손해금률이 높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내부적으로 시기와 인하폭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손해금률 인하는 신용보증기관 내부 결정사항”이라며 “두 기관에서 인하를 결정하면 위원회에는 통보만 하면 된다”고 밝혔다.
기술보증기금 손해금률 추이
자료:기술보증기금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