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TV 등 우리 주력 정보기술(IT) 제품이 세계 시장 1위를 유지한다. 최근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 전자·IT산업 제품 가운데 가전, 휴대폰, TV,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세계 1위 제품이 많다.
지난 2011년 기준으로 휴대폰, 디스플레이, 2차전지, TV, 냉장고, 세탁기 등의 품목이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1위뿐만이 아니다. 반도체, 모니터, 에어컨, 전자레인지 등이 2위를 기록했고 컴퓨터, AV 기기, 청소기 등도 모두 4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시장점유율도 디스플레이가 53.8%, 2차전지가 40.2%, 휴대폰이 31.1%에 이른다.
1959년 처음 라디오를 조립 생산한 우리나라가 50여년 만에 세계 전자·IT산업을 호령한다. 성장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그렇지만 안타까운 현실도 있다. 이들 세계 1위 산업의 해외생산 비중이 매년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TV 해외생산 비중은 93.0%에 이른다. 다른 제품도 70∼90%는 해외에서 만들어진다. 국내생산 위주였던 반도체, 디스플레이까지 내년부터 해외생산이 크게 는다.
해외생산은 세계 시장 개척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여겨진다. 국가 브랜드 상승의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S사의 베트남 휴대폰 공장은 해당국 올해 수출의 10%에 이를 전망이다.
간과해서는 안 되는 대목이 있다. 전자·IT 해외생산 확대는 관련 대기업뿐 아니라 부품 협력업체 해외 동반진출로 이어진다. 국내 IT 생산 급감, 나아가 IT산업 공동화가 우려된다.
S사는 현지 공장 설립 몇 년 만에 직접고용 수천 명을 포함해 협력사까지 2만명이 넘는 고용을 실현했다고 한다. 국내 고용이 그만큼 줄었다는 의미다. 우리 기업의 선전은 분명 축하하고 환영할 일이지만, 국내 고용 감소 등 전자·IT산업 공동화에 따른 부작용도 심각하게 고민하고 그 해답을 서둘러 찾아야 한다.
홍기범 전자산업부 차장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