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800억여원을 투입해 롱텀에벌루션(LTE) 서비스 품질을 향상시킨다.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LTE 투자에 앞선 사업자와 격차를 빠르게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11월부터 LTE 전용 중계기 구축 사업에 들어간다. 내년 3월까지 중계기 16만대를 추가로 설치한다. 현 상용망으로 쓰는 1.8㎓ 대역을 주로 보강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속한 진행을 위해 지난달 4개 장비업체를 선정하는 등 장비 공급라인을 여러 개로 나눴다. 전원, 케이블 등 이미 전국에 깔린 2G·3G 중계기 설비를 이용해 구축 기간도 최대한 단축한다.
KT는 이 사업으로 LTE 체감 품질을 대폭 끌어올려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10월 현재 KT는 이동통신 3사 중 가장 적은 가입자를 보유했다.
LTE 전용 중계기가 설치되면 기존 커버리지는 물론이고 실내, 지하주차장 등 음영지역까지 광범위하게 품질 개선 효과를 낼 수 있다. 실내 트래픽 집중도가 높은 서울, 수도권 등 대도시에서 체감 서비스 품질이 높아진다.
장비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실시한 통신사 무선사업 중 가장 큰 규모의 투자”라며 “전용 중계기를 대거 투입해 일시에 선발주자와 서비스 품질과 시장점유율 격차를 줄이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LTE를 지원하는 아이폰5가 출시가 임박한 것도 무선 설비를 적극적으로 늘리는 이유로 꼽힌다. 아이폰5 출시 이후 이동통신 3사 중 KT의 트래픽 상승폭이 가장 클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아이폰 사용자 중 KT 가입자는 260만 정도다. 국내 아이폰 이용자의 74%에 달한다. 기존 KT 아이폰 가입자가 그대로 아이폰5로 전환한다고 가정할 때 KT LTE 가입자는 두 배가 된다. 기존 인프라만으로 안정적인 서비스가 여의치 않다.
LTE 경쟁에서 뒤처진 KT로서는 이 투자가 시장 판세를 뒤집는 특단의 조치인 셈이다.
KT는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무선 투자를 늘렸다. 이동통신 트렌드가 빠르게 LTE로 전환되며 체감 품질 제고 작업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유선 인프라 투자 계획은 축소되거나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LTE 서비스가 예상보다 빠르게 대중화하며 통신 품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무선 분야의 중요성이 부각됐다”며 “KT뿐만 아니라 다른 통신사들도 당분간 유선보다는 무선 투자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