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대·중소 기술 협력 모델로 대만 터치 산업 뛰어 넘는다

한화가 대·중소 협력 모델을 기반으로 충북 음성에 터치스크린패널(TSP)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소재·부품부터 모듈까지 전 TSP 공정을 한곳에 모아 최적의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연구개발(R&D) 협력으로 전자재료 기술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일본 도레이·도요타처럼 대·중소 상생 협력 성공 모델을 일궈내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한화그룹 전자재료 계열사 한화L&C(대표 김창범)는 충북 음성군 금왕산업단지 내 16만2590㎡ 부지를 확보해 내년 하반기 안에 터치스크린패널(TSP) 클러스터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스마트폰·스마트패드 시장 활성화로 국내 TSP 업체들은 급성장했지만, 강화유리·센서 등 핵심 소재는 중국·일본 등 해외에 의존한다.

한화L&C는 터치 제품 생산 공정을 한곳에 모아 소재·부품 국산화를 주도할 계획이다. 집적효과로 기술력 향상뿐 아니라 생산성 극대화도 노린다. 국내 터치 산업은 소재·부품·모듈 생산을 담당하는 기업이 따로 떨어져 물류 비용이 발생한다. 운송 과정에서 부품이 파손돼 수율 하락 원인이 된다.

한화L&C는 공동 R&D·제조뿐 아니라 공동 구매·마케팅까지 추진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계획이다. 멜파스·LG이노텍·일진디스플레이·모린스 등 국내 대형 TSP 업체 생산능력을 모두 합해도 대만 TPK 생산능력과 비슷한 수준이다.

씨앤피하이텍(인쇄)·SS디스플레이(센서 패터닝)·크루셜텍(IC)·아이엠(센서 코팅) 등 터치 관련 업체들이 음성 TSP 클러스터 입주를 긍정적으로 검토했다.

박치현 한화L&C 상무는 “대만은 패널·센서·소재 등 터치 관련 기업들이 협력 체제를 구축한 데 비해 우리나라는 협력 체제가 미흡했다”며 “TSP 클러스터 모델이 국내 터치 산업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L&C는 협력사들이 입주하면 커버유리 일체형 TSP 등 차세대 제품뿐 아니라 모니터·노트북용 대면적 TSP도 제조할 계획이다. 그동안 TSP 시장은 스마트폰·스마트패드 등 10인치 이하 중소형 제품이 시장을 이끌었다. MS가 터치 입력을 기본으로 지원하는 윈도8를 출시하면서 달라졌다. 중대형 20인치대 TSP 시장이 급물살을 탔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뱅크에 따르면 올해 세계 TSP 시장은 16조4000억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까지 매년 20%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일 지식경제부 반도체디스플레이 과장은 “대기업 주도로 부품소재 산업 협력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굉장히 신선한 발상”이라며 “정부도 음성 TSP 클러스터 모델에 관심을 갖고, 측면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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