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분리와 합병은 그룹 IT거버넌스 전략에 큰 영향을 미친다. 분리된 기업, 혹은 인수·합병된 기업은 M&A에 따른 IT 전략을 다시 수립해야 한다.
인도 마힌드라그룹에 인수된 쌍용차는 최근 전사자원관리(ERP) 시스템 구축을 진행하면서 기존 오라클 ERP 패키지 대신 마힌드라그룹 표준 패키지인 SAP를 택했다. CJ그룹에 인수된 대한통운은 IT 자원을 모두 CJ그룹 데이터센터로 옮겨와 통합시킨 데 이어 CJ GLS와 모바일 등 신기술 도입 시 효율을 높일 수 있는 IT 및 장비 표준화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삼성SDS에 인수된 생산관리시스템(MES) 전문 SW 업체 미라콤아이앤씨도 삼성그룹 표준화 전략에 따라 업무용 ERP 패키지를 SAP로 교체했다. 업계는 SK하이닉스 등 최근 M&A를 겪은 대형 기업들이 모 기업 IT전략 영향 아래 애플리케이션 및 IT 운영 전략에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오라클 ERP 패키지를 사용하고 있지만 모기업인 SK텔레콤은 SAP ERP 패키지를 쓰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모 기업과 같은 의사결정 체계를 갖고 경영 정보 등을 수시로 주고받아야 하는 등 M&A 시 표준 ERP 시스템으로 업무를 효율화해야 할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수·합병뿐만 아니라 분리도 큰 영향을 미친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상반기 백화점과 할인점 계열로 각각 분리된 이후 새롭게 IT거버넌스 전략을 수립했다. 인사 등 일부 시스템은 신세계I&C 소속 그룹 공통 조직이 운영 및 관할하되 분리된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IT 전략은 별도 수립하고 있다. 이마트에는 별도 IT담당 조직 주도로 할인점, 슈퍼마켓, 온라인 쇼핑몰 등 다양한 업태를 포괄해 성장할 수 있는 IT 전략 수립 및 시스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LG그룹에서 분리된 LS, GS, LIG그룹도 LG CNS에 일임해 오던 IT서비스를 LS글로벌, GS ITM, LIG시스템 등에 이관해 자체 그룹에서 컨트롤타워를 운영하고 있다. 자체 IT서비스 운영 전략도 강화하고 있다. 활발히 운영하던 이들 그룹의 자율적 정보화 협의체인 `범LG CIO 협의체`도 지난해 이후 사실상 해산, 그룹별로 운영하고 있다.
M&A 이후 아시아나IDT에서 CJ시스템즈로 시스템관리(SM) IT서비스 기업이 바뀐 CJ대한통운에 이어 SK C&C로의 IT서비스 이관이 기정 사실화된 SK하이닉스, 그리고 동부일렉트로닉스, 하이마트, 대우조선해양 등은 향후 M&A 결과에 따라 IT SM을 맡는 IT서비스 기업이 변화될 전망이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