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시장·소비자 윈윈 방안 시급
“이달 안에 `갤럭시S3` 17만원대로 또 떨어지나요? 언제쯤 다시 스마트폰을 싸게 살 수 있을까요?”
요즘 휴대폰 판매 사이트 문의 게시판에는 가격 인하 시점을 묻는 질문이 쇄도하고 있다.
지난달 사상 초유의 통신사 보조금 전쟁 이후 보조금이 뚝 끊기자 잠재 소비자가 다시 보조금 전쟁이 터질 날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조금이 끊기자 휴대폰 판매량은 무려 90%나 급감했다. 이동통신사 대리점·판매점은 개점휴업 상태다.
업계는 억누르고 있는 잠재수요가 누적되면서 보조금 전쟁이 다시 발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관측한다. `아이폰5` 출시 후 제조사가 직접 판매 장려금을 제공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기형적 휴대폰 시장 유통이 악순환하면서 소비자 역차별 피해가 다시 우려된다.
이제는 시장도 살리고 소비자 피해도 줄이는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휴대폰 시장 급랭
모바일 전문 조사 기관인 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에 따르면 갤럭시S3가 10만원대로 떨어지는 보조금 대란이 일어났던 9월 둘째 주와 셋째 주 휴대폰 판매량은 112만8633대에 달했다. 이후 방송통신위원회 보조금 규제 시장 조사가 시작된 9월 14일 이후 10월 첫째 주까지 3주간 판매량은 58만2589대였다. 3주간 판매량이 2주 판매량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등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시장이 급속도로 냉각된 것은 보조금 대란 후 소비자가 모두 보조금 부활을 기다리며 구매를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보조금 대란을 지켜본 소비자에게 `제 값 주고 사면 바보`라는 인식이 강해졌다. 지난달 말 삼성전자·LG전자·팬택이 모두 신제품을 내놨지만 시장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아이폰5발 보조금 전쟁 뇌관 터지나
업계는 국정감사가 끝나고 아이폰5가 출시되는 이달 말을 기점으로 제조사 휴대폰 장려금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KT와 SK텔레콤이 400만 아이폰 고객을 LTE로 전환하는 마케팅 공세를 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안드로이드 제조사가 장려금으로 맞불을 놓을 공산이 큰 것이다.
일부 판매점에서는 인터넷 사이트에 실시간으로 통신사 보조금 정책을 올리며 소비자 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통신사 관계자는 “지난 9월 보조금 대란은 이례적 상황으로 앞으로 지난번과 같은 수준은 없을 것”이라며 “아이폰5 출시 시점에 일부 조정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신사 보조금 조사가 진행되면서 규제 법안이 거론되고 있다”며 “규제안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효성과 강한 실천의지가 있어야 통신시장이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규제보다 제도 개선 방안으로는 여러 아이디어가 이미 제시된 상태다.
번호 이동 금지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는 방안이나 실시간 보조금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해 시장이 과열되면 전산입력을 즉시 정지시키는 방안 등이 대표적이다.
통신사 관계자도 “사실상 지금의 제도로는 방통위가 보조금 전쟁을 막는데 한계가 뚜렷하다”며 “시장도 살리고 소비자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제도 개선 연구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현행 보조금 규제 한계와 대안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