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공급량의 절반을 생산하는 아주 중요한 결정이었지만 쉬웠다.”
세계적 첨단 반도체 소재기업인 미국 ATMI 더그 뉴골드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12일 경기도 화성에 대규모 소재 생산공장과 광교테크노밸리에 고생산성 개발센터를 짓기 위한 결정이 어렵지 않았다고 명쾌하게 말했다.
뉴골드 회장은 “삼성전자가 메모리 뿐 아니라 로직 분야에서도 급성장하면서 5년간 한국시장은 11배 성장했다. 그만큼 기술적인 도전도 커지고 있다”며 “한국에서 더 큰 입지를 굳히기 위해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ATMI는 이 두 거점을 활용해 글로벌 총 생산량의 50% 정도를 생산하고,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 현지 반도체·디스플레이기업 수요와 고객사 요구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서비스 및 연구개발(R&D) 체계를 갖춰나갈 계획이다.
ATMI는 향후 5년간 3000만 달러를 투입해 경기도 화성시 장안면에 1만1000㎡ 규모로 첨단 반도체 소재 제조공장을 짓는다. 12일 더그 뉴골드 회장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외 고객사 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ATMI 장안공장` 기공식을 개최했다.
또 1100만 달러를 투자해 광교테크노밸리내 한국나노기술원에 `글로벌 고생산성 개발센터`를 설치, 같은 날 오픈했다.
장안공장은 내년 하반기에 1차 완공하고, 전문인력 100여명을 고용해 가동키로 했다.
이 공장에서는 SDS와 VAC 및 가스 임플란트와 패키징 재료, 세정제 등을 포함해 ATMI 글로벌 생산량의 최대 50% 정도를 생산하게 된다. 생산한 제품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에 우선 공급하고, 대만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도 수출할 예정이다.
수원 광교테크노밸리 한국나노기술원 내에 설립한 `글로벌 고생산성 개발센터(GHPDC)`는 미국 댄버리와 세너제이, 일본 도쿄, 대만 신주에 이은 ATMI사의 다섯 번째 글로벌 개발센터다.
센터에서는 국내 고객사에 특화된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고 전략적인 연구개발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특히 `습식 세정제 관련 연구개발`과 `반도체 산업 관련 증착재료 응용개발`을 위한 연구시설을 완비, 국내 고객사 맞춤형 반도체 케미컬 및 차세대 전자 화학재료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ATMI는 미국 댄버리에 본사를 두고 블루밍턴과 버넷, 벨기에 회가르덴 3곳에 제조공장을 보유한 글로벌 반도체 소재 기업이다. 지난해 11월 미국을 방문한 경기도 투자유치단과 3500만달러 규모 투자를 약속하는 양해각서(MOU)를 교환한 바 있다.
다음은 뉴골드 회장과의 일문일답.
-ATMI는 어떤 기업인가?
▲26년 역사를 지닌 글로벌 기업이다. 임플란트 가스류와 증착물질, 세정제 등을 주로 생산하며, 연간 4억달러 매출을 올리고 있다. 마이크로프로세서와 메모리, 평판디스플레이(FPD) 등을 생산하는 글로벌 리더 기업이 주 고객이다.
-이번이 한국 첫 투자는 아닌데.
▲1995년 ATMI코리아를 설립해 운영해 왔다. 안성에 작은 포장재 공장이 있지만 제조부분 입지는 매우 작았다. 이번 첨단 제조공장과 기술센터 설립으로 제조부분 입지가 매우 커지게 됐다. 한국 시장은 지난 5년간 매우 흥미롭게 변했다. 삼성과 하이닉스 등 디바이스 기업이 강한 성장을 구가했다. 한국 기업과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번 투자결정은 중요하지만 굉장히 쉬운 결정이었다.
-이번에 착공한 장안공장을 완공하면 국내 생산능력은 어느 정도로 높아지나?
▲한국과 아시아지역 반도체 기업을 위한 첨단 소재를 생산하게 된다.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수치로 표현하기는 쉽지 않다. 굳이 말하자면 연간 수만 실린더 분량의 SDS와 VAC 및 연간 100만 갤런 정도의 세정제 등 글로벌 생산량의 최대 50%까지 생산할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해 경기도와 투자 MOU 맺었다. 경기도는 어떤 혜택을 제공하나?
▲장소 물색하는데 많은 도움을 줬고, 세금감면 혜택도 준다. 다국적기업 현황을 비롯해 관련 비즈니스에 대해 많은 자문을 해줬다.
-이번 투자로 ATMI에는 어떤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인력이다. 한국 직원들은 에너지가 넘치고 열정적이다. 세계적인 수준의 엔지니어도 많아 좋은 인력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고객이다. 삼성과 하이닉스, LG 등 고객사들의 요구를 빠르게 수용할 수 있을 것이다.
-기술센터는 어떤 역할을 하게 되나?
▲지역 고객과 기술협력을 진행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곳이다. 연구실에서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면 생산공장에서 제조해 고객사에 제공하는 프로세스로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엔진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화성=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