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혼수가전 시장에 `실속`과 `편의`를 따지는 신혼부부가 늘었다. 과거 대형 가전이나 고가의 제품을 찾던 것에서 작아도 실속 있고, 편리한 전자 제품을 선호하는 트렌드로 변화한 것이다.
혼수가전 필수품인 TV와 세탁기는 `실속형`을 찾는 소비자가 늘었다. 대형 고급 제품을 찾기보다 전기료 등을 고려하며 전자제품을 장만하는 분위기다. TV는 부피가 줄고 에너지 소모가 적은 LED TV가 대세다. 40인치대 제품도 인기지만 30인치대 중소기업 제품을 찾는 신혼부부도 증가했다.
드럼형 제품이 차지하고 있던 혼수 세탁기 시장에는 일반형 세탁기가 다시 등장했다. 제품 가격과 전기세를 고려해 세탁 성능은 좋지만 가격이 저렴한 일반형 `통돌이` 세탁기를 찾는 신혼부부가 늘어난 것이다.
편리함을 강조하는 혼수 트렌드에 로봇 청소기도 인기다. 구역을 설정해 스스로 청소하는 로봇 청소기는 먼지제거부터 걸레 청소까지 다양한 기능을 갖췄다. 과거 70만~100만원대 고가 제품이 대부분이던 것에서 최근 중저가 모델도 등장하며 상황에 맞는 선택이 가능해졌다. 오픈마켓 중소브랜드 로봇 청소기 판매는 최근 한 달간 전년 동기 대비 평균 25% 가량 증가했다.
올해 혼수가전 시장에서 또 눈에 띄는 것은 중소브랜드 가전의 성장이다. 중소제품 구입을 위해 인터넷을 통해 혼수가전을 장만하는 신혼부부도 늘었다. 오픈마켓 업계는 지난 한 달 간 중소제조사의 혼수가전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 이상 성장했다고 전했다.
김문기 옥션 가전팀장은 “최근 혼수시즌을 맞아 IT·가전 카테고리 판매량이 크게 증가한 가운데, 우수한 기능을 갖추면서도 저렴한 가격대의 실속 제품을 찾는 이들이 많다”며 “유통업계가 트렌드에 맞춰 알뜰하게 혼수장만을 할 수 있는 할인 기획전은 물론이고 다양한 제품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