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대신…한수 앞 내다보며 달리는 자동차

자동차를 운전할 때, 목적지까지 빠르고 안전하게 이동한다는 것은 경로를 제대로 파악하고 각 구간에 알맞은 사전 대처를 하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쉬운 예로, 전방에 과속방지턱이나 급격하게 굽은 길이 있다는 사실을 미리 안다면, 굳이 가속을 하지 않거나 적절한 템포로 감속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운전은 안전 뿐 아니라 연비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요즘에는 내비게이션 등을 통해 이동 경로에 대한 많은 정보를 미리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은 길이라 할지라도 어느 정도의 대처는 가능하다. 다만, 경우에 따라서는 사용자가 매 순간 인지하고 처리해야 하는 정보의 양이 너무 많기 때문에, 전방상황을 일일이 예측하고 그에 맞게 운전을 한다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일일 수 있다. 그렇다면 자동차가 운전자를 좀 더 도와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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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가 지난 달 `BMW그룹 이노베이션 데이 2012`를 통해 공개한 첨단 기술 중에는 바로 이와 관련된 내용들이 있었다. `예측 기능`을 통해 차를 최적화하는 것인데, 자동차 스스로 앞으로 닥칠 주행 상황을 미리 예측하고 대비함으로써 마치 숙련된 운전자가 잘 아는 도로를 운전할 때와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차에 설치된 전자 장치들은 내비게이션과 각종 센서들로부터 입수한 많은 양의 데이터를 처리해 유용한 정보로 가공해낸다. 가령, 전방에 로터리나 교차로, 속도제한 등이 있어서 감속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어느 시점에서 가속페달을 떼야 가장 적은 연료소비만으로 해당 지점까지 이동할 수 있는 지를 계기판을 통해 알 수 있다. 해당 상황과 맞닥트리기 1.5㎞전부터 계기판에는 운전자에게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아이콘이 표시된다. 탄력 주행을 통해 불필요한 제동과 가속을 줄일 수 있도록 돕는 이 기술은 올 여름 새로 바뀐 BMW 7시리즈부터 적용되고 있으며, 기존의 연비 절약 프로그램에 합세해 25% 정도의 실질적인 연비 향상 효과가 있다고 BMW측은 밝혔다.

신형 7시리즈 일부 모델에는 `예측 열 관리` 시스템도 적용되어 있다. 내비게이션의 목적지가 설정되면 이 시스템이 냉각수의 열 조절을 통해 엔진의 온도를 적절히 유지한다. 도심에서 주행하는 경우에는 교차로에서 출발하거나 다른 차를 추월하는 등 짧은 시간에 집중 가속을 할 때 냉각수 온도가 떨어지지 않도록 한다. 심지어 차가 출발할 때 경사를 감지하면 엔진 출력 요구의 변화를 예측해 냉각 시스템에 추가적으로 필요한 양의 냉각 능력을 비축해 놓는다. 예측 열 관리 시스템은 엔진이 출력을 훨씬 더 원활하게 전달할 수 있게 돕고, 엔진 자체 및 엔진 격실에 있는 모든 구성 요소들의 열 안정성을 보장하는 등 추가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처럼 예측 기능은 차의 효율과 역동성에 모두 영향을 끼치며, 이와 함께 운전을 편하고 즐겁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내비게이션을 통해 로터리나 굽은 길, 교차로 등에 대한 사전 정보를 입수한 자동변속기는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떼기도 전에 스스로 기어를 낮춰 감속을 도울 수 있다. 굽은 길을 통과할 때 쓸데없는 기어 변속을 차단하고 부하를 낮춰 주행이 매끄러워지고, 구간 통과 후의 가속은 더 원활해진다.

BMW 관계자는 “자동차 전체에 흐르는 데이터를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것은 여전히 큰 잠재력을 제공한다”며 “향후 더 많은 예측 기술과 지능형 제어 시스템들이 더욱 안전하면서도 효율적인 주행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내다 봤다.

민병권기자 bkmin@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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