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들의 발걸음이 잇따라 대전으로 향하고 있다. 후보의 미래 비전을 보여주고 과학기술인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행보다.
지난 8일 박근혜 후보가 과학기술메카인 대전을 방문한데 이어 10일에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대전을 방문, 과학기술인 간담회 등을 개최하고 정책 비전을 밝혔다.
문재인 후보는 10일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열린 `과학기술인 타운홀 미팅`에서 국가과학기술정책을 전담할 `과학기술부`를 부활하고, 공공부문 전문 연구원들의 정년을 65세로 환원시키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과기부에 국가 장기 과학기술 발전 정책 수립과 인력양성, 기초연구 주관 등 정부 각 부처 연구개발(R&D)기능 총괄 관리와 예산 배분 조정, 편성권한을 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 후보는 “과학기술 혁신의 핵심은 인재 양성에 있기에, 채용에서 은퇴까지 과기인을 체계적으로 양성하는 지원 시스템을 만들 것”이라며 “65세 정년 환원은 당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또 “기술 원천은 사람이고, 우수한 인재가 과학으로 몰려들도록 토양을 만들어야 한다”며 “연구원들의 창의적인 연구 몰입을 위해 정부는 최대한 지원하되 간섭은 최소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 후보는 타운홀미팅에 앞서 과학벨트 부지 현장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실험실을 둘러보고, 출연연 산하 기관장 15명과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오후에는 안철수 후보가 KAIST에서 `과학기술과의 소통으로 다음 세대를 열어갑니다`를 주제로 강연했다. 안 후보는 2008년부터 지난해 4월까지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석좌교수를 지냈다.
안 후보는 “21세기에는 문과 이과를 구분하지 않고 영역을 넘나드는 융합형 인재가 필요하다”며 “학문뿐만 아니라 회사경영, 국가경영에 있어서도 융합형 인재가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성공확률의 차이는 전문가가 의사결정권을 갖느냐의 차이이며 성공하려면 전문가가 의사결정권을 가져야한다”며 “그런 개념을 안 갖고 있으면 시대에 뒤쳐진다”고 전문가 인력풀 구성과 활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술 창업의 성공요인에 대해서는 “회사의 성과는 기술력 곱하기 마케팅 능력이며 세계적 수준의 기술을 가지고도 망하는 이유는 마케팅이며 내가 원하는 물건과 서비스가 아니라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안 후보는 11일에도 대전에 머무르며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을 방문해 연구 현장을 둘러보고 연구원을 격려할 예정이다.
두 후보에 앞서 8일에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KAIST에서 30~40대 젊은 과학자 10인과 기자간담회를 갖고 `과학기술 중심 국정 운영`을 강조하는 등 과학기술인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대선 후보의 행보가 이어졌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m, 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