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연구진이 기존 리튬 2차전지에 쓰는 리튬 코발트 산화물을 대체할 양극물질을 개발했다. 차세대 리튬 소재기술 특허 분쟁이 끝나지 않은 시점에서 원천기술을 확보해 리튬 2차전지 국산화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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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석 서울대 교수 연구팀은 불소와 산소 함량을 조절해 높은 전압을 가지는 리튬 2차전지용 신규 양극소재를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강 교수팀은 기존 리튬전지에서 양극재로 사용하는 코발트 산화물 대신 바나듐 불소화인산염을 사용했다. 연구결과 코발트 리튬전지보다 안정성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바나듐 리튬전지를 이용해 오래 사용해도 안정된 구조를 갖는 신소재로 활용할 수 있다.

코발트 리튬전지는 전지 충전과 방전시 물질 구조가 불안정해지는 단점이 있다. 이를 대체하기 위한 새 양극물질 개발이 활발하다. 철·인산염을 양극재로 쓰는 기술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철·인산염 기술은 원천 특허권을 둘러싸고 미국 `A123`과 캐나다 `하이드로퀘벡`이 분쟁 중이다. 강 교수는 “차세대 양극재로 부각된 철·인산염 기술을 사용하기 위해 분쟁 결과를 지켜봐야 하며 분쟁이 끝나더라도 로열티를 지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팀이 개발한 바나듐 양극재는 철·인산염만큼 안정성을 보이면서 에너지 밀도는 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 밀도가 높은 전지는 같은 부피로 만들었을 때 더 많은 전력을 담을 수 있다. 바나듐이 철·인산염 양극 소재보다 재료 가격이 비싸다. 공정 단계에서 비용 절감이 관건이다. 강 교수는 “공정 단계 비용을 낮춰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상용화하기 위해 국내 한 대기업과 기술 협력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네이처 온라인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10월 4일자에 게재된다.


리튬 2차전지=휴대폰·노트북 등 같은 소형 정보통신 장비 전원장치로 널리 쓰인다. 가벼우면서 많은 양의 전기를 저장할 수 있다. 차세대 전기자동차의 전원 공급 장치로도 기대됐다. 리튬이차전지는 리튬이온을 저장·방출하는 전극물질과 리튬이온 이동을 돕는 전해질로 구성됐다. 양극재는 리튬전지의 소재 원가 중 가장 높은 비중(44%)을 차지한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