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동통신업계 4, 5위 사업자였던 T모바일과 메트로PCS 합병이 완료되면서 3위 사업자인 스프린트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스프린트는 지난해부터 T모바일의 잠재적 인수자로 거론됐지만 결국 실패했다. 전문가들은 스프린트가 `규모의 경제`를 형성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분석 중이라고 내다봤다.
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스프린트가 메트로PCS를 흡수한 `새로운` T모바일과 인수합병(M&A)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T모바일이 메트로PCS와 합병안을 주고받을 때 스프린트와도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관계자는 “스프린트 측에서 보수적인 가격을 책정해 협상에 걸림돌이 되고 있지만 테이블이 다시 재개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두 회사가 협상 테이블을 연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1년 초 스프린트와 T모바일은 M&A를 염두에 두고 대화를 나눴지만 AT&T가 중간에 치고 들어와 결렬된 적이 있다.
스프린트 회원수는 5600만명으로 버라이즌과 AT&T의 절반에 머물지만 T모바일과 합친다면 덩치가 비슷해진다. 현재 스프린트 주가는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T모바일과 메트로PCS 합병이 임박했다는 풍문이 돌 때 주가는 3% 이상 빠졌다. 이후 메트로PCS를 삼킨 T모바일과 M&A설이 돌자 4일 주가는 6% 급등했다.
T모바일의 존 레제레 CEO는 “우리는 계속 타 기업들과 합병하면서 유기적으로 진화해 기회를 만들어낼 것”이라며 “이용자에게 더 유용한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해 스프린트와의 제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와이맥스 이동통신망 사업자인 클리어와이어도 또 다른 대안이다. 현재 스프린트는 클리어와이어의 대주주다. 클리어와이어는 4세대 롱텀에벌루션(LTE) 네트워크 투자로 인해 손실이 누적되면서 스프린트 수익 개선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스프린트는 케이블TV 회사들이 갖고 있는 잔여 지분을 완전히 매입해 자회사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WSJ는 전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