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SW산업을 키우자]<12>대경권 SW산업 해법은 `융합`

대경권 소프트웨어(SW)산업은 구미를 중심으로 한 IT제조업이 출발점이다.

지역에서 모바일 단말기와 LCD에 접목된 임베디드SW가 2000년 초반까지 급성장했고, 게임SW 역시 1990년대 후반에 태동해 최근 성장세를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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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국책과제로 선정된 sw융합기술고도화사업의 개념도

대경권 SW산업은 이처럼 모바일과 LCD를 기반으로 한 임베디드SW와 온라인게임SW 두 분야 SW를 축으로 성장해 왔다.

모바일 분야 임베디드SW는 전성기인 2000년 초반 70여 기업에 4000여명이 근무할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2000년 중반을 넘어서며 삼성전자 외주 감소와 스마트폰 등장으로 SW 생태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상당수 임베디드SW기업이 문을 닫았고, 살아남은 기업들은 뼈아픈 구조조정과 새로운 사업영역을 찾아 고군분투했다.

결국 `융합`이 대경권 SW산업에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었다. 기존 SW기업들은 임베디드SW 관련 기술력을 토대로 의료와 로봇, 국방 등 새로운 산업 분야에 IT를 융합하기 시작했다. 순수 SW 개발에 몰두해온 기업들이 다양한 제조 영역에 자신들의 기술을 접목하기 위한 노력이 결실을 얻고 있다. 이에 화답하듯 최근에는 SW융합 관련 굵직한 지원사업이 시작됐다.

SW산업을 지역에 안착시키고 기업을 육성하는 전담기관은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DIP)이다. DIP는 10여년 전부터 대구지역 IT 및 CT산업 육성 장기계획을 수립해 집적화와 특성화, 네트워크화라는 3대 전략을 갖고 SW산업 육성에 매진해왔다.

DIP가 운영 중인 ICT파크(소프트타운)에는 100여개 기업이 입주, 다양한 분야에서 SW를 접목하려는 시도가 한창이다. 입주기업의 고용인력은 1600여명에 달하며, 연매출액도 1600억여원에 이르는 등 ICT파크는 현재 대경권 SW산업 생태계의 핵심 거점이 됐다.

최근 국가적으로 SW융합기술산업 육성의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SW융합산업을 고도화할 수 있는 대형 국책과제도 선정됐다.

지난달 20일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사업에 최종 통과된 `신산업 창출을 위한 SW융합기술 고도화사업`은 내년부터 오는 2017년까지 총사업비 997억원이 투입된다. 사업비 가운데 60%에 해당하는 563억원가량은 기반기술 및 상용화기술 개발에 들어간다.

이번 사업은 지역에서 추진 중인 로봇, 의료기기, 3D융합, 에너지 등 대형 국책과제와 연계, 새로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밑그림이 될 전망이다.

SW융합기술 고도화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국내 최초로 SW융합클러스터 조성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SW융합클러스터는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 수성의료지구에 들어설 예정이다. SW융합 제품의 품질 향상을 위한 시험평가, 표준인증을 지원하는 테스트베드가 구축된다.

SW융합기술 고도화사업은 향후 국내 GDP 내 SW 비중을 현재 2.2%에서 오는 2017년에는 5%대로 확대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현덕 경북대 교수(IT대학)는 “지역 SW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존 제조산업과 SW기술의 융합이 가장 중요하다”며 “지자체와 기업지원기관, 기업이 SW융합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 분야를 적극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대학에서는 경북대 자율군집SW연구센터가 지난해 말 지경부 SW컴퓨팅산업 원천기술개발사업 차세대 SW플랫폼사업에 선정돼 차세대 토종SW를 개발 중이다. 센터는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토종SW 개발과 함께 고급 SW기술자를 양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과 대구대 등 7개 기관이 참여하는 이번 사업에는 매년 국비 20억원씩 향후 5년간 총 100억원이 투입된다.

포항테크노파크 산하 포항SW지원센터도 지난 2009년부터 포항을 비롯한 경북지역 SW산업 활성화의 중심역할을 하고 있다.

포항SW지원센터는 지역SW기업 성장지원사업과 지역SW융합사업 등 지역SW산업 진흥지원사업에 비교적 적은 규모인 한 해 15억원(2012년기준)을 투입하고 있지만 성과 면에서는 남다르다.

센터는 현재 아진산업을 주관기관으로 진행하고 있는 SW융합사업이 내년 말까지 순조로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할 계획이다.

또 올해 처음으로 경북도비 1억원을 확보해 총 4억8550만원으로 사업을 수행한 지역SW기업 성장지원사업은 올해 상용화와 일자리 창출 등에서 이미 목표치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내년에도 도비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센터는 올해 SW융합 관련 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SW 관련 신규사업을 추가 확보해 경북지역 SW기업 육성에 나설 방침이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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