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가 대구테크노폴리스 내에 추진 중인 미래융복합캠퍼스(가칭) 건립 사업이 암초를 만났다.
대학 교수회가 재정마련 계획이 부적합하고 장기 발전방향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없었다며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경북대는 최근 대구 달성군 소재 테크노폴리스에 29만3000여㎡ 부지를 확보, 융복합 분야 단과대학 대학원을 비롯한 연구소와 기숙사 등을 갖춘 최첨단 캠퍼스 조성계획을 발표했다.
대학 측은 새 캠퍼스 조성부지 매입비로 503억원, 건축비로 4300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하고, 재원은 기성회계와 산학협력단회계, 발전기금으로 충당하기로 했다.
오는 11월까지 부지매입 계약을 체결하고, 오는 2020년까지 단계별로 캠퍼스 조성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새 캠퍼스 조성 이유는 현 캠퍼스의 과밀화를 해소하고, 대형 국책사업 유치에 연구 및 강의 시설이 집중된 공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꼽았다.
그러나 경북대 교수회는 이에 대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새 캠퍼스의 중장기발전계획이 세부적이지 못하고 재원마련계획도 적합하지 않다는 점을 반대 이유로 들었다.
교수회는 또 새 캠퍼스로 이전할 단과대학이 확정되지 않은데다 이전하길 희망하는 단과대도 없다고 주장했다. 국고지원 계획인 건축비 역시 정부와 논의되지 않아 지원이 불확실하며, 부지매입비(503억원)는 기성회계에서 67%(337억원)를 부담해야 해 학생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손찬현 교수회 의장은 “새 캠퍼스에 대한 세부적인 계획도 없는데다 구체적 재원마련 계획도 없는 상태로 사업이 추진되면 대학의 퇴보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학 측 입장은 다르다. 부지매입비 재원은 현 기성회계 재원으로 충분하며, 향후 운영에 필요한 재원은 기성회계를 가급적 활용하지 않을 계획이라는 것이다. 또 오는 2015년부터 단과대 이전이 시작되기 때문에 현재 특정 단과를 거론해 갈등을 일으킬 필요는 없으며, 아카데미 플랜에 따라 TF을 구성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학본부는 교수회 측 반대가 새 캠퍼스 조성에 대한 본질보다는 감정적인 측면이 강하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대학과 교수회 측은 지난 7월 대학이 총장직선제 폐지를 골자로 한 개정 학칙을 공포한 것을 시점으로 심각한 감정싸움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선우 경북대 기획조정과장은 “미래융복합캠퍼스는 경북대가 향후 대구경북과학기술원과 협력을 통해 연구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도약의 기회가 될 것”이라며 “교수회 반발은 다분히 감정적 측면이 있지만 앞으로 학교 발전을 위해 설득하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북대는 이와 관련 지난 24일 달성군으로부터 미래융복합캠퍼스 부지매입비로 30억원을 지원받기로 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새 캠퍼스 조성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