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개인) 투자` 시대가 열렸다. 엔젤투자자가 곧 2000명을 넘는다. 엔젤투자에 매칭으로 투자하는 엔젤매칭펀드 규모도 800억원에 육박했다. 건전한 엔젤투자 문화 조성과 엔젤투자자 목소리를 대변할 협회도 다음 달 출범한다. 미국식 선순환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에 한걸음 다가섰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엔젤투자지원센터에 따르면 이달 13일 등록 엔젤투자자는 1965명이다. 지난해 말 369명과 비교해 8개월여 만에 5배 늘었다. 3월(98명)을 제외하고는 매달 100명 이상 등록했다. 엔젤클럽도 매달 세 곳 이상 출범했다. 작년 말 9개에서 8월 말 기준 51개다. 엔젤투자는 개인이 투자를 결정해야 하는 만큼 정확한 정보가 필수다. 정보를 공유하는 클럽문화가 일반화했다. 등록 엔젤클럽은 모두 멤버가 10명 이상이다. 오퍼튠엔젤클럽(회장 고용기)은 회원 수가 무려 156명이다.
작년 12월을 시작으로 정부 주도 결성 엔젤투자매칭펀드가 790억원이다. 조만간 80억원 규모 펀드가 추가로 만들어진다. 펀드는 엔젤투자자가 투자한 곳에 매칭으로 들어간다. 엔젤투자시장 활성화 계기를 제공했다는 분석이다.
대중화 움직임에 맞춰 `엔젤투자협회`가 다음 달 출범한다. 엔젤투자자 목소리를 대변하고 건전한 엔젤투자 조성을 위해서다. 중소기업청에 등록하며 협의를 마쳤다. 엔젤리더스포럼 이사진이 협회 발기인으로 참여한다. 고영하 고벤처엔젤클럽 회장, 김신곤 브라더스 엔젤클럽 회장, 김정국 BNP엔젤클럽 회장, 류창완 한양엔젤클럽 회장, 오덕환 서울엔젤클럽 회장, 장금용 ABC엔젤클럽 회장, 조용국 노스마운틴 모바일엔젤클럽 회장, 최종훈 피아엔젤클럽회장 등이다. 초대 회장은 고영하씨가 내정됐다. 고영하 회장 내정자는 “엔젤투자가 활성화하지 않으면 스타트업 생태계가 자리 잡지 못한다”며 “엔젤투자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협회는 엔젤투자 확산에 나선다. 미국 엔젤투자자(30만명) 10분의 일인 3만명을 1차 목표로 잡았다. 최근 증가 추이로 볼 때 불가능해 보이지 않다. 수도권에 집중된 엔젤투자 관심도 지방으로 넓힌다. 엔젤투자자 등록현황을 보면 서울·경기·인천 등록자 비중이 83%다. 부산·경남(4.9%) 대전·충남(4.3%)을 제외하고 모두 2% 미만이다. 지역별 포럼을 만들고 세미나와 교육을 펼친다.
엔젤투자 규제를 낮추고 투자 활성화를 위한 지원책을 건의한다. 소득공제 투자대상이 벤처기업으로만 한정돼 있는 문제 등이 거론된다. 청년 스타트업 창업 붐도 조성한다. 고영하 회장 내정자는 “우수 투자처가 계속 나와야 한다. 투자처가 없으면 엔젤투자시장도 죽는다”며 “전국 대학을 돌며 우수한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청년이 창업할 수 있게 동기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엔젤투자 시장은 벤처 붐이 한창이던 2000년 5493억원까지 늘었다가 버블(거품)이 걷힌 후 급감했다. 2008년 이후에는 매년 500억원을 밑돌았다. 지난해는 296억원에 불과했다.
【표】엔젤투자자 월별 등록현황(단위 : 명)
※자료:엔젤투자지원센터(9월은 13일 현재)
【표】엔젤클럽 현황(단위 : 개)
※자료:엔젤투자지원센터(현재 15개 클럽 등록신청중)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