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0주년특집4-서비스/콘텐츠한류]넥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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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주 엔엑스씨(NXC) 대표는 1994년 12월 온라인 게임 기업 `넥슨(NEXON)`의 문을 열었다. 이후 17년이 흘러 연 매출 1조원 이상을 거두는 글로벌 온라인 게임 그룹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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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CI

올해로 18주년을 맞은 넥슨은 1996년 PC통신에서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그래픽 온라인 게임 `바람의 나라`를 선보이며 국내 게임 산업을 이끌어왔다. 국내 게임 산업은 우리나라 콘텐츠 산업 수출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대표 수출 산업이다.

넥슨은 1990년대 PC 패키지게임이 주류를 이루던 시절부터 온라인 게임 개발과 해외 진출에 전략적으로 투자했다. 최승우 넥슨 일본법인 대표는 지난해 12월 일본 상장 직후 가진 콘퍼런스 콜에서 “넥슨은 온라인 게임 산업 종주국인 국내에서 태동하던 그 순간부터 해외 사업 전개를 염두에 뒀다”고 강조했다.

넥슨은 아직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이 미성숙한 1997년 미국 실리콘밸리에 국내 게임사 최초로 법인을 설립했다. 1999년에는 `어둠의 전설` 영문판도 내놓는다. 회사의 사활을 건 북미 시장 진출이었지만 도전은 실패했다. 넥슨은 2002년 일본 법인 설립을 계기로 풍부한 해외 서비스 경험을 쌓고 2005년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북미 시장에 재도전했다.

넥슨은 북미법인인 넥슨아메리카를 설립해 부분유료화 비즈니스 모델과 선불 카드 사업으로 `메이플스토리`를 북미 인기 게임 반열에 올렸다. 2006년에는 MTV, 니켈로디언 등을 계열사로 거느린 세계적 미디어 그룹 바이아컴과 협력해 130여 채널에서 북미 지역에 넥슨 게임을 알렸다. 지난해에는 `드래곤네스트` `마비노기 영웅전`을 추가했으며 북미 최대 온라인 게임 플랫폼인 `스팀(Steam)` 서비스도 개시했다.

넥슨은 온라인 게임 시장 확대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유명 게임 개발자를 영입해 캐나다에 북미 개발 스튜디오를 설립, 현지 문화에 맞는 게임 개발을 시도하기도 했다. 2007년 영국 런던에 설립한 넥슨유럽은 2010년 본사를 룩셈부르크로 이전하며 매년 100%가 넘는 성장을 이어왔다. 유럽 진출 첫 해 3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2011년 100배에 가까운 287억원을 기록했다.

최승우 일본법인 대표는 “국내에서 개발한 창의적 온라인 게임 비즈니스 모델을 해외로 가져가 성공하는 것이 넥슨의 기업 이념이자 사명”이라면서 “좋은 콘텐츠를 검증받은 성공 매커니즘에 올려 명실상부 세계 1위 온라인 게임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넥슨은 해외 진출 및 부분유료화 비즈니스 모델의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넥슨은 일본, 미국에 이어 2007년 유럽 법인을 설립하며 활발하게 해외 시장을 개척해왔다. 일본, 중국, 대만 동아시아 3국을 비롯해 태국, 싱가포르, 동남아시아와 미국, 캐나다 등 북미 지역, 유럽, 남미 등 전 세계 100여개국에 진출했다. `던전앤파이터` `카트라이더` `서든어택` `마비노기` 등 60여개 이상의 게임을 서비스하면서 13억명이 넘는 회원을 확보했다.

넥슨의 게임 해외 수출과 공격적 글로벌 경영은 2000년대 후반에 이르러 본격적인 결실을 보기 시작했다. 2007년을 기점으로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갑절에 이르는 1500억원대로 껑충 뛰어올랐다. 게임개발사 네오플을 인수하면서 인기 게임 던전앤파이터를 새로운 매출원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던전앤파이터는 중국 현지에서 단숨에 인기 게임으로 자리잡는다.

2007년 넥슨의 해외 매출은 전체 매출 3000억원의 50%를 차지하며 1510억원을 기록한다. 이후 해외 매출은 폭발적 성장을 거듭하면서 2008년 2524억원, 2009년 4714억원, 2010년 5980억원으로 매년 기록을 다시 썼다.

넥슨은 지난해 1조2000억원가량 매출을 올렸다. 해외 매출만 8000억원을 웃돌았다. 이는 넥슨 전체 매출 67%에 달하는 높은 비중이다.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 산업 전체 수출액인 1조8571억원의 43%에 해당한다. 넥슨 게임이 게임 수출 절반을 담당하는 셈이다. 모두 부분유료화 매출과 로열티 수익으로만 거뒀다.

넥슨은 네오플, 엔도어즈, 게임하이, JCE까지 성공적 기업 인수로 세계 시장에 가져갈 우수한 콘텐츠를 확보했다.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미다스의 손` 넥슨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넥슨의 대표 게임인 메이플스토리도 2004년 개발사 위젯을 인수하면서 가져올 수 있었다. 밀리터리 게임 `컴뱃암즈`도 두빅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면서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선전하는 인기 게임으로 거듭났다. 최근에는 영역을 확대해 미국과 일본, 유럽 소셜게임사 및 모바일 게임사에 투자했다.

소액결제를 기반으로 한 넥슨의 부분유료화 모델은 국내 인터넷 산업이 고속 성장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저가의 다양한 게임 아이템을 이용자 요구와 취향에 맞게 팔았다. 소셜게임의 황제라 불리는 징가가 넥슨에게 한 수 배웠다는 전략이다. 게임, 음악, 영상 등 콘텐츠 복제가 기승을 부리던 시장 환경은 넥슨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고안하게 만드는 데 영향을 끼쳤다. 결제 수단을 다양화해서 이용자 지갑을 열었다.

넥슨은 전통적인 게임 이용자층인 남성이 아닌 여성과 저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캐주얼 게임을 개발했다. 작고 귀여운 캐릭터가 등장하는 `퀴즈퀴즈(큐플레이)` `크레이지아케이드 비엔비` `카트라이더`를 연달아 히트시키며 차별화에 성공했다.

넥슨은 해외 시장에 게임을 내놓을 때는 각 국가나 지역별 문화와 취향에 맞게 `현지화`를 진행했다. 카트라이더는 중국에서 자금성을 배경으로 달렸고, 메이플스토리는 일본에서 벚꽃을 게임 배경으로 꾸몄다. 넥슨 일본법인은 일본의 프로야구단인 지바 롯데 마린스와 공식 후원 계약을 맺고 자사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알렸다.

넥슨은 글로벌 게임 리더가 목표다. 서민 넥슨 대표는 4월 넥슨개발자콘퍼런스 기조 강연에서 “넥슨도 국내에서 매출이 높은 편이지만 닌텐도, 블리자드, EA 등과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닌텐도는 지난해 14조원, 블리자드는 5조4000억원, EA는 4조1000억원가량을 벌어들였다.

넥슨 일본법인은 6월 엔씨소프트 지분 14.7%를 8045억원에 인수했다. 넥슨은 엔씨소프트 창업주 김택진 대표의 지분 절반을 넘겨받으면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엔씨소프트가 자랑하는 세계 최고 수준 온라인 게임 개발력과 넥슨의 글로벌 비즈니스 플랫폼이 결합했다.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 기업의 해외 진출에 새로운 역사가 펼쳐질 전망이다.


※ 넥슨 해외 매출 금액 및 비중(단위: 억원)

※ 출처: NXC(2007-2010), 넥슨 일본법인(2011, 환율: 1383원/100엔) 연결매출 기준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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